MBC '저녁 같이', JTBC '야식남녀'·'쌍갑포차' 일제히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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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으로 들어온 '쿡방'…입맛만큼 눈길도 사로잡을까

MBC '저녁 같이', JTBC '야식남녀'·'쌍갑포차' 일제히 시작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지금 타 방송국에 요리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몇 갠 줄 알아? 8개. 이미 포화상탠데, 여기서 또 요리 얘길 하자고? 시청자 입장은 생각 안 하니?"

JTBC 월화드라마 '야식남녀'의 한 장면. 방송사 예능국 본부장 차주희(김수진 분)는 회식 자리에서 계약직 조연출 김아진(강지영)의 프로그램 기획안에 혹평을 쏟아낸다.

넘쳐나는 '쿡방'(요리하는 방송)을 따끔하게 지적하는 이 대사가 전파를 타던 날인 지난달 25일, 공교롭게도 음식을 소재로 한 또 다른 드라마 MBC TV '저녁 같이 드실래요'가 방송을 시작했다.

안방 극장가에 음식과 요리를 주제로 한 드라마들이 일제히 스타트를 끊었다. '야식남녀'와 '저녁 같이 드실래요'뿐만 아니라 JTBC 수목드라마 '쌍갑포차', 식품회사를 배경으로 한 오피스극 MBC TV '꼰대인턴' 등이 가세했다.

이들 드라마가 비슷한 시기에 방송을 시작한 건 물론 우연의 일치로 보인다. '야식남녀'는 JTBC에서 방영 예정이었던 손현주 주연의 '모범형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방송 일자가 밀리면서 특별 편성됐다. 다만 '야식남녀'를 포함해 '저녁 같이 드실래요', '쌍갑포차' 모두 장르는 다르지만 '음식을 통한 타인과의 소통과 위로'라는 비슷한 주제를 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송승헌, 서지혜 주연의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이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두 남녀가 저녁 식사를 매개로 사랑의 감정을 되찾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오랜만에 로맨스극으로 돌아온 송승헌이 정신과 의사이자 음식심리치료사로 분한다.

'쌍갑포차'는 이승도 저승도 아닌 꿈속 세상 '그승'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포차 주인과 사람들의 하소연에 시달리는 아르바이트생이 의기투합해 손님들의 한을 풀어주는 이야기다. 현실에서 갑질 당하는 '을'들은 닭발과 삼겹살, 소주를 먹으며 포차에서 고민을 털어놓고, 포차 직원들이 이를 듣고 '갑'을 응징한다.

방송가를 배경으로 하는 '야식남녀'는 주요 배역이 '쿡방'과 관련된 인물로 등장한다. 게이 셰프가 요리하며 의뢰인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에 성 정체성을 숨긴 이성애자 셰프가 출연을 결심하고, 그의 거짓말로 인해 조연출 PD와 패션 디자이너 간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음식이 드라마에서 소통의 중요한 매개체나 시작점으로 다뤄지는 이유는 누구나 먹어야 산다는 점에서 인간관계의 가장 보편적인 접점이기 때문이다. '삼시세끼' 시리즈로 '쿡방', '먹방' 트렌드를 이끌어 온 나영석 PD는 지난해 한 제작발표회에서 "음식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가장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사치"라며 "인생 안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즐거움의 포인트가 음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재를 간접광고(PPL)로 담아내야 하는 제작사 입장에서도 음식이 극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면 PPL을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세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아직 뜨겁진 않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가 5% 안팎에 머물고, '야식남녀'와 '쌍갑포차'는 1%대도 기록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일 "최근 '먹방' 프로그램들이 그렇게 인기가 있진 않은데, 드라마에 와서도 별다른 힘을 발휘하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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