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처분 신청 인용
직무능력 부족 인정 안돼
지난달 31일 법조계와 대전 대학가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김태봉 대덕대 전 총장이 학교법인 창성학원을 상대로 낸 직위해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학교법인 창성학원 이사회는 김 전 총장 취임 15개월 만인 지난달 ‘직무 능력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직위를 해제했다. 이사회는 학과 구조조정 실패와 호봉제·연봉제 직원 간 임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 신입생 충원율 부족 등 사유를 내세웠다.
김 전 총장은 당시 임기 3년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태였다.
법원의 판단은 이사회 결정과 달랐다.
재판부는 김 전 총장의 직무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정할 수 없으며 이사회가 대학 운영 주도권을 잡으려 무리하게 총장을 직위해제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김 전 총장은 학과 구조조정을 위해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구조조정이 실패했더라도 이를 현저한 직무수행능력 부족으로 볼 수 없다”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불가피한 신입생 충원율 하락을 오로지 총장 탓으로 돌리는 것도 온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임금 갈등 해결을 위한 총장의 노력이 이사회 기대에 못 미칠 수는 있어도 직위 해제 사유로 인정할 정도는 아니”라며 “이사장 측이 대학 운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무리하게 총장을 직위해제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편 김태봉 전 총장은 법원 결과를 바탕으로 이사회에 업무복귀 등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