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균 전 대전전민초 교장

언제 우리가 이런 시간을 가졌던가? 언제 우리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는가? 4차 산업혁명시대라 일컫는 일들이 쾌속이 붙었다. 언택이다. 집 앞 새로 생긴 국숫집, 주문에서부터 모든 코스가 ‘셀프’였다. 북적대는 손님들도 꽤 잘 적응했다. ‘모임’도 변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각자 자신의 집에서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화상으로 함께 모임을 나누는 장면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렇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세상 곳곳에서 다양한 소식들이 들려온다. 페이스북 창업자 저커버그는 앞으로 5~10년 내에 전 직원의 50%가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전 세계 5000여명의 직원을 둔 캐나다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쇼피파이의 CEO는 “사무실 중심주의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아마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앤비디아, 넷플릭스, 국내의 카카오 등은 미래 산업, 미래 인류의 삶이 어떻게 변해가야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우울한 소식도 있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젊은 가정의 이혼율이 늘었다고 한다. 집안일, 육아 등으로 시작된 부부갈등이 이혼상담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 나홀로 시간, 우리 학생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최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초중고생 대상, 코로나로 변화된 삶을 조사했다. 초등학생 46.5%가 중고등학생은 55.9%, 64.9%가 성인 보호자 없이 집에서 나 홀로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수면시간도 늘고, 부모와의 대화시간, 이웃 친구와 함께 어울리는 시간도 늘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일상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빠져 보낸 시간들이 크게 늘었다.

이젠 드디어 등교다. 학생들의 입에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책상은 최대한 멀리 떨어져 앉도록 고심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생님은 생각한다. “과연 어떤 수업이 이루어져야 할까?” 게다가 학생들의 급식, 심지어 등교시간도 동선이 가급적 겹치지 않도록 구상하는 등등, 학교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민의 연속이다. 새로운 소통과 탐색, 나눔의 방식을 찾아 나선 선생님, 비대면 토론방식, 비대면 소통방식, 비대면 탐색 방식 등 선생님들의 아이디어가 기대된다. 조그만 아이디어가 세상을 크게 바꾸듯이 선생님의 반짝 아이디어가 학생 가슴에 큰 행복으로 다가갈 것이다.

안타까움이 밀려오는 이유는 뭘까.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일부 철밥통이 어른거린다. 40년 교단 가슴으로 써 내려간 ‘벌떡수업’은 그런 고질적 벽, 변화를 거부하는 자를 향한 외침이기도 했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대한민국 공부가, 행복도가, 자살률이, 잠자는 교실이… “그땐 그랬었어, 모두가 지난시절 옛날 얘기야” 웃으며 들려줄 수 있는 그런 날을 그려본다. 믿는다, ‘그날은 반드시 오리라’ 대한민국은 위대하니까. 하늘은 우리에게 그런 기회를 주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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