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기조를 탈출하기 위한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고도 출산율은 해마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가 30만 3000명으로 71년의 3분의 1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차제에 충남이 저출산 극복 방안의 하나로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크다. 아산 배방월전지구에 신혼부부를 위해 건설되는 임대주택이 첫 작품이다. 지난주 착공한 이 주택은 주거비 부담을 최소화해 결혼과 출산 친화적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가장 큰 매력은 입주한 뒤 두 자녀를 낳으면 임대료가 공짜다. 한 자녀를 낳아도 50%가 감면된다. 책정된 월 임대료는 방 3개와 거실을 갖춘 59㎡형이 15만원으로 파격적이다. 시범적으로 아산에 첫 삽을 뜬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은 2022년까지 1000호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향후 천안, 당진 등 5개 지구로 주택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일부 출산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주거문제가 불안해 출산을 늦추거나 포기하겠다는 응답자가 상당수다. 신혼부부입장에선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출산율 높이기는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사회 구조적 문제를 떠나 수요자가 공감하는 섬세한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헛돈만 쓰고 성적표는 부진하다는 평가에 이의를 달기 어렵다. 이번 충남도의 담대한 시도에 기대가 크다. 신혼부부에게 부담이 큰 주거 문제를 풀어준다는 발상이 신선하다. 그래서 정세균 국무총리도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기공식에 참석했다는 후문이다.

저출산 문제는 국가가 풀어야 할 난제다. 주거문제만이라도 우선 해결한다면 절반은 해결된 셈이다. 인구절벽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타개를 위해 지자체가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받기 충분하다. 행복한 주택사업이 본 괘도에 오르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필수적이다. 충남도의 이번 사업이 새로운 모델로 전국으로 확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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