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미착용 승객 거부해도 “뭔 상관”, “운전이나 해라” 폭언
‘일대일 탑승’ 택시상황 더 심각…운전자 보호 대책 마련 목소리

[충청투데이 박혜연 기자] 전국적으로 마스크 의무화가 시행된 가운데 승차거부를 당한 승객들의 심한 언행으로 인해 운전자들 마음은 멍들고 있다.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미착용시 승차 거부는 허용되지만 돌아오는 폭언들은 고스란히 운전자 몫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승차거부시 운전자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대전시에 따르면 27일부터 시내버스·택시·도시철도가 마스크 미착용 승객을 대상으로 승차거부를 할 수 있다.

대전지역 도시철도의 경우 대중교통 내 마스크 의무화 실시 이후 시민들이 비교적 마스크를 잘 쓰고 탑승한다고 도시철도 관계자는 말했다.

다만 몇몇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탑승하려다가 승차거부를 당했지만 “내가 타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 등 당당한 반응을 내비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버스 운전자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전지역 버스 운전자 A(51) 씨는 “승객이 마스크 없이 버스에 올라타서 ‘회사 늦으면 책임질거냐, 까먹고 놓고 온건데 한 번을 이해 못해주느냐’ 등의 발언을 했다”며 “그나마 다행인건 본인들도 눈치가 보이는지 몇 번 억지로 화내다가 결국 포기하고 갔다”고 말했다.

여기에 택시의 상황은 다른 대중교통보다 더 녹록지 않았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버스, 지하철, 기차 등 처럼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이용하는 교통이 아닌 일대일로 탑승하기 때문에 행정규칙 준수율이 낮은 탓에 승차거부 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로인해 승객이 마스크 미착용으로 승차거부를 당한 비슷한 상황이더라도 상대적으로 다른 대중교통에 비해 주변 시선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당당한 기색을 내비추며 폭언 등을 행한다는 것이다.

택시 기사들 대다수가 ‘승차 거부’ 권리는 가지고 있으나 자신들의 한 마디로 승객에게서 날아올 모욕적인 말을 예상해 함부로 탑승 금지를 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전지역 택시 운전사 B(58)씨는 “마치 우리는 꿀먹은 벙어리 같을 때가 있다”며 "‘승차거부하면 돈을 지불하는 것은 우린데 돈 받고 운전이나 해라' 등 상처받는 말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마스크 미착용자가 차에 탑승하면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폭언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는 것보다는 낫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같이 마스크 의무화가 도입되며 빚어진 승객들의 무차별적인 언행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운전자를 위한 보호 대책 마련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전지역 인권센터 관계자는 “마스크 의무화라는 정책이 시행되며 겪게 되는 운전자들의 마음의 부담, 고충이 클 것”이라며 “대중교통 운전자들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이들의 인권보호 대책도 빠른 시일 내에 마련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hyecharmi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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