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분간 코로나·협치 논의
김 “대화도 날씨처럼 좋길”
주 “다 가져간다 안하시면”
미묘한 ‘신경전 벌이기도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원내대표 오찬 회동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고 협치 방안을 도출하는데 머리를 맞댔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세 차례 진행된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각 당 원내대변인이 배석했다. 하지만 이날 회동에서는 대변인 없이 양당 원내대표만 참석했다. 밀도 있는 대화를 주고받기 위한 차원으로 정해진 공식 의제도 없었다.

다만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이뤄진 회동인 만큼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복원 등 협치의 제도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회동은 이날 오후 12시 1분부터 오후 2시 37분까지 오찬을 겸한 형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노영민 비서실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강기정 정무수석, 강민석 대변인, 박상훈 의전비서관,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은 배석자로 뒷줄에 앉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 앞서 양당 원내대표들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주 원내대표가 "날씨가 너무 좋다"고 인사를 건네자 문 대통령은 "반짝반짝하다"고 화답했다.

또 주 원내대표가 "건강은 괜찮으십니까"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웃으며 "예"라고 답했다.

화기애애한 분위속에서 두 원내대표의 미묘한 신경전도 있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 대화도 날씨만큼 좋을 것 같다"고 말하자, 주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다 가져간다' 얘기만 안 하시면…"이라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이는 전날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독식' 주장을 지적한 것이다.

이후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문 대통령과 두 원내대표는 공개 모두 발언을 생략하고, 기념촬영 후 상춘재로 이동해 회동을 이어갔다.

회동에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방안 등 '코로나 협치'와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크게 변화한 21대 ‘국회 협치’ 논의가 주된 의제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은 예정시간보다 두배 이상 길어진 2시간 36분 동안 이뤄졌다. 오찬을 마친 후 청와대 경내 산책도 30여분간 이어졌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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