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철 보령시청 세무과장

충청투데이가 언제부터인가 가사내용 중 일부에 밑줄을 그어서 발행하고 있다. 바쁜 독자들에게 기사의 내용 중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도 읽도록 하는 작은 배려에서 출발했으리라 짐작한다. 나도 가끔씩 밑줄이 쳐진 기사내용만을 보며 도움을 받기도 한다. 신문 열독률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내용만이라도 독자에게 전하고픈 충투의'충정'이 느껴진다. 언론진흥재단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6월 13일부터 7월18일까지 만 19세이상 국민 50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올해 초 발표한 '2019 언론수용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1주일 동안 종이신문을 읽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종이신문 열독률)이 12.3%에 불과 했다. 이는 2002년 82.1%에 비해 7분의1 수준이다. 한때 공보업무를 담당했던 열혈독자인 필자도 걱정이 크다. 다만 종이신문을 포함해 인터넷, TV 등 다양한 수단으로 신문기사를 읽는 비율을 의미하는 결합열독률은 88.7%로 지난해보다 2.6% 늘어난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밑줄은 문장 내용 중에서 주의가 미쳐야 할 곳이나 중용한 부분을 특별히 드러내 보일 때 쓴다. 우리 뇌는 그냥 읽을 때보다 훨씬 잘 반응하여 정보를 오래 기억하게 된다. 다른 의견도 있지만 오늘날의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은 밑줄 긋기가 여러 측면에서 아주 유용한 읽기 방법이라고 말 한다. 사실 밑줄 긋기는 책이든 신문이든 적극적인 읽기의 한 방법이다. 밑줄 긋기는 마치 저자나 기자와 눈짓을 마주하거나 고개를 끄덕이고 소통하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백미로 승자의 겸손과 거장을 향한 존경심을 표현한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어렸을 때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영화 공부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도'데이비드 톰슨(전 뉴욕영화제 심사위원)'이 쓴 책에서 밑줄을 쳤던 문구였다고 털어놨다. 35년 신문 애독자인 필자도 신문을 읽고 나서 공감이 가는 기사와 오피니언 의견에는 밑줄을 긋는다. 밑줄이 그어지고 표기가 된 문장들은 나의 지식창고에 차곡차곡 쌓여 소중한 지적재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문은 나의 백과사전이다.

충청인이 주인공인 충청권의 대표신문 충청투데이가 올해로 이립(而立)이다. 생생한 지역뉴스, 생활밀착형 경제정보, 훈훈한 지역소식들은 전하는 충청투데이의 밑줄 쫙~친 기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인기를 끌고 있는 레토르트 식품처럼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지역사회와 지역공동체의 발전과 선순환을 이끄는 촉매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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