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공들여 준비해 온 2020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가 내년으로 전격 연기됐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567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35만여명에 달한다. 충남도와 계룡시는 어제 고심 끝에 군문화엑스포를 불가피하게 내년 9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거리 두기를 권하는 마당에 축제를 강행할 경우 반쪽짜리 행사가 불 보듯 뻔하다. 최근 이태원 클럽과 쿠팡 發로 촉발된 예측 불허 확진자 증가를 고려하면 현명한 결단으로 평가된다.

확진자 발생이 끊이지 않는데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엑스포를 개최한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적절치 않다. 더욱이 축제 하이라이트인 해외군악대 공연과 외국 관람객 유치에 차질이 예상되던 터다. 애초 6.25 참전국과 국방수교 국가에서 국방장·차관 등을 대거 초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복병에 고령인 참전용사 참석도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국제행사 승인을 받아 4년을 준비했는데 '손님 없는 잔칫집'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컸던 게 사실이다.

코로나19로 취소되거나 연기된 굵직한 국제 행사가 한둘 아니다. 7월 일본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1년 연기됐다. 올림픽 연기로 인한 피해액만 3조 4500억원에 달한다. 올 11월 개최 예정이던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서울 총회도 내년으로 넘어갔다. 세계적 거리축제인 영국 노팅힐 카니벌도 66년 만에 처음 취소되는 기록을 썼다. 세계 3대 축제인 독일 뮌휀 옥토버페스트 축제 또한 올해는 열지 않기로 하는 등 코로나 피해가 크다.

행사는 연기됐지만 조직위는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더 알찬 축제가 기대된다. 올해 6.25 70주년 취지가 무산된 점은 다소 아쉽다. 아무리 뜻깊은 축제도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뒤탈이 나기 마련이다. 예매권 환불 등 후속조치도 잡음이 없도록 해야 한다. 올해는 K-방역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내년에 충남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성공 축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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