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진홍 K-water 보령권지사장.

소진홍 K-water 보령권지사장

인류의 역사란 재난 극복의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수, 가뭄, 화산폭발, 전염병과 기근 등은 태초부터 우리 호모 사피엔스의 유전자에 깊이 각인된 공포 그 자체였을 것이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과학기술은 급속하게 발달했지만, 3백 여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자연재해의 위험을 조금 줄였을 정도이지 결코 없애지는 못했다. 그리고 2020년 전 인류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혹독한 시련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반도의 충남 서해안 지역에는 어김없이 가뭄이 찾아오고 있다.

코로나19와 충남 서해안 지역 가뭄이 규모나 성격 면에서 전혀 다른 주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인간이 대응하고 극복해 나가야 하는 재난이라는 데에는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또 하나를 거론하자면, 그 재난을 극복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국가'라는 것이다. 아니, 고대로부터 국가의 성립이 거기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국가는 그 재난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엄중한 국민의 심판을 받아왔다.

나라마다 대응하는 능력에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국가가 없었다면 5월 현재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어땠을까? 가령 대한민국이나 질병관리본부라는 조직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고 있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충남 서부지역의 물공급을 담당하는 보령댐 가뭄은 5년 이상 지속되어 오고 있다. 현재 저수율은 29% 내외이다. 작년의 44%에 비교하자면 턱없이 낮은 수치이다. 이제 이 지역 주민들은 '가뭄'이라는 단어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을 정도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가뭄'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이다. 그 이면에는 환경부·국토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와 충청남도·보령시 등 지방정부, 그리고 물전문기관인 K-water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신천지 사태나 이태원 사건 등 진통은 있었지만 다행히 코로나19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두려움도 많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방역 측면에서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국가가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보령댐 가뭄에 대비하여 정부와 K-water도 제 역할을 다 해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단기적으로 2017년에 준공된 보령댐 도수로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처럼 톡톡히 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아울러 보령댐 수계 밖에 속하는 서천계통이나 당진계통의 상수도를 활용하는 급수체계 조정과 자체 용수공급량 조정 등의 대응방안도 마련되어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청3단계 등을 통한 대청댐 원수를 활용하는 방법과 해수담수화 시설의 활용, 노후관망 교체 등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수준 높은 지역주민 의식은 그간 가뭄 상황에서도 진가를 발휘해 왔다. 절수캠페인, 가뭄의식 설문조사 등에서 지역주민들이 보여 준 높은 호응과 공감은 K-water인의 한사람으로서 더 강한 책임감을 갖게 한다.

2020년 전 세계가 충격적인 전염병의 극복을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력하는 것처럼 우리 K-water 직원들도 상습적인 가뭄극복을 위해 늘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는 바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