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성년자 그루밍 성범죄가 빈번히 일어나며 또다시 이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가해자, 피해자가 친밀한 관계를 쌓으며 이뤄지는 성범죄로 피해당해도 스스로 피해자임을 인식하지 못해 처벌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며 그루밍 범죄 근절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25일 대전 경찰청에 따르면 미성년자 성범죄 발생 건수는 2018년 302건, 지난해 302건이다.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 건수 중에는 오랜 시간 동안 가해자와 피해자가 친한 관계를 맺으며 심리적으로 길들인 후 저지르는 성폭력을 의미하는 ‘그루밍 성범죄’가 포함돼 있다고 경찰 관계자 측은 설명한다.

실제 며칠 전에도 전직 국가대표 유도선수 왕기춘(31) 씨가 제자를 대상으로 그루밍 과정을 거친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수면 위로 올랐다.

왕 씨는 2017년 2월 자신이 운영하던 체육관에서 A(17) 양을 성폭행한 혐의와 지난해 2월 같은 체육관 제자 B(16) 양을 성폭행 하려고 시도하다 미수로 그친 혐의를 받는다.

대전지역에서 부산의 한 고교 교사로 재직하던 C(42) 씨가 2015년 가을 19살 차이나는 제자를 성적 접촉행위를 해 2018년 입건됐다.

더불어 2017년 7월 서울 한 대학 무용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던 D(43) 씨는 당시 상담을 위해 학교 앞에서 만난 제자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얼마 전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여기서 문제는 이러한 범죄가 주로 판단 능력이 취약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탓에 피해자마저도 피해를 본 상황에서 본인이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한 심리적 의존도가 높아 피해를 당하더라도 적극적인 신고조치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돈독한 신뢰를 쌓은 뒤 쌍방향적으로 사랑하는 사이라며 성행위 범죄를 정당화시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초기에 일어나는 그루밍 범죄를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심각한 경우 피해자가 나쁜 사람이 아닌 본인을 진심으로 사랑해서 관계유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스톡홀름 증후군’까지 생길 수 있어 범죄 위험률은 더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그루밍 범죄 근절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루밍 범죄 감소 하는데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으로 성범죄를 당하기 이전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전지역 한 성폭력 센터 관계자는 “피해자가 성범죄 사실을 숨기면 오히려 일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쉽게 말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숨기지 않고 말해야 사건을 미연방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성범죄는 혼자의 힘으로 대응하다가 골든타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상담센터나 주변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혜연 기자 hyecharmi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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