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초점]
4·15 총선 변곡점 민주 압승…靑 2인자 노영민 입지 튼튼
박병석 입법부수장 합의추대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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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21대 국회 개원(30일)을 앞두고 이른바 영충호 국정삼각축이 한층 강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압승을 배경으로 청주 출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위상이 업그레이드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일 6선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이 민주당 내에서 국회의장(대전 서구갑) 후보로 추대됨에 따라 19대 국회 이후 충청권이 또 한번 입법부 수장을 차지할 전망이다.

영충호(영남-충청-호남) 세력의 정치적 영향력 크기를 두고 21대 총선이 '변곡점'이라는 관측이 적잖았으나 4·15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이란 '대승(大勝) 성적표'를 작성하면서 영충호 세력은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차에서도 변함없이 정치·행정·입법 등 각 분야에서 중심부를 형성하고 있다.

노영민 실장의 정치적 입지는 굳건하다. 만일 총선에서 여야가 비슷한 의석수를 획득했거나 패했을 경우 여권 쇄신차원에서 교체 '0순위'였다는 게 중론이다. '청와대 2인자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노 실장의 처지라는 얘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총선은 노 실장의 영향력을 보다 확대하는 '변곡점'이 된 모양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교체 가능성이 없다"며 "총선을 이겼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은 사람을 잘 바꾸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총선을 통해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며 노 실장이 정치적 날개를 단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 이장섭 전 선임행정관 등 20명 가량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여기에 21대 국회 최다선인 박병석 의원의 국회의장 선출이 확실하다. 대전 서구갑에서 내리 6선을 쌓은 박 의원은 당내 경선없이 의장후보로 추대됐다. 그는 민주당은 물론 야권에도 두루두루 신망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다선과 신망'이 합의추대란 결과물을 낳았다는 해석이다. 박 의원이 입법부 수장직을 꿰차게 됨에 따라 자연스레 충청권의 정치력까지 레벨업됐다는 평도 나온다. 앞서의 정치권 관계자는 "입법·행정·사법 가운데 충청권의 박병석 의원이 입법부 1인자에 오른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말했다.

영남권의 경남 거제가 고향인 문재인 대통령을 정점으로 전북에서 4차례나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세균 국무총리(전임 이낙연 전 전남지사), '친노 좌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세종시), 충북 청주의 노영민 실장 등이 국정운영의 핵심층으로 불리고 있는 상황에서 박병석 의원까지 가세함에 따라 문재인 정권 후반기에는 '충청권 파워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정치권의 양대 강자 영·호남과 비교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영·호남과 달리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없고, 충청출신 유력한 대선주자 역시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문재인 정권에서 충청권이 당·정·청과 국회 요직의 장(長)을 차지하는 '비율'이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충청권 인구는 △충북 159만명(2020년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충남 211만명 △대전 147만명 △세종 34만명으로 총 550여만명이다. 호남권(광주·전남·전북)은 30만명 가량 적다.

반면 영남권은 △대구 243만명 △경북 265만명 △부산 340만명 △경남 335만명 △울산 114만명 등 1297만명에 달한다. 영남권은 문재인 대통령 배출을 통해 국정운영의 키를 확실히 쥐고 있고, 충청권이 호남권에 비해 국정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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