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 음주단속 현장 가보니
공기중 알콜감지 센서로 확인
운전자 호기심 자아내 진풍경
기계 오작동으로 차 밀리기도

▲ 20일 밤 대전 유성톨게이트 앞에서 경찰관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접촉식 감지기'로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 20일 밤 대전 유성톨게이트 앞에서 경찰관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접촉식 감지기'로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박혜연 기자] "진짜요? 그냥 말만 하면 된다고요?" 20일 오후 9시 대전 유성 IC 출구 인근. 비접촉식 음주 단속을 위해 승용차부터 트럭, 전세버스 등 다양한 차량이 측정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었다.

코로나 확산세로 잠시 음주운전 단속이 중지되기도 했으나 음주사고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늘어나자 경찰은 다시 단속에 나섰다.

지난 18일부터 새로 시행한 대전지역 단속은 기존 음주 측정방식과 달랐다. 지역에서 3월부터 시행한 S자 주행로를 만들어 지그재그식으로 서행 유도 후 선별적으로 음주여부를 가리는 방식에 이어 새로 도입한 것이다.

이번 방식은 운전자가 입으로 불어야 했던 기존 음주감지기와 달리 호흡을 내뿜지 않더라도 공기 중 알코올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어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음주 단속은 귀찮고 불편함의 대상이 아닌 ‘신기한 체험’ 그 자체였다. 이내 한 차량이 정차했고 경찰관은 50㎝ 가량 되는 긴 막대에 부착된 비접촉식 음주감지기를 차 안으로 넣으며 물었다.

"후- 하고 불지 마시고 제가 하는 말에 대답 하시면 됩니다. 음주 하셨나요?" 경찰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해 말을 건네며 공기 중 알콜 농도를 확인했다.

운전자 B 씨는 "음주 안했습니다. 그런데 한 번만 더 말해보면 안돼요? 감지되고 있는 거 맞죠?"라며 신기한 표정을 자아냈다.

100분 정도 단속 시간동안 새로 도입된 비접촉 음주 시스템에 운전자들은 호기심을 보이며 창문 밖 고개를 내밀고 관심을 보이는 광경이 비춰졌다. 다만 코로나 사태로 차량에 비치한 손세정제를 포함한 운전자들이 평소 차량에 비치시켜 놓은 물티슈, 방향제 등으로 인해 감지기가 오작동 해 당황해하는 운전자 모습도 포착됐다. 이러한 경우 기존 호흡을 불어 넣어 음주측정하는 기계로 다시 한 번 단속을 하고 사용한 기계는 소독하기 위해 따로 분리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여기에 기계 오작동으로 차량이 밀리는 상황도 벌어져 짜증을 내는 몇몇 운전자들도 목격됐다.

경찰 관계자는 "기계 오작동 부분에 대해선 시행한 기간이 오래되지 않아 착오가 있었으나 이부분은 빠르게 바로 잡을 것"이라 말했다.

박혜연 기자 hyecharmi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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