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향 수업생 급감…경영난, 예술인 공공일자리 필요성 대두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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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노후를 위해 큰 맘 먹고 남편 퇴직금으로 학원을 열었는데 이젠 자식들에게 손을 벌려야할 처지네요"

예체능 계열 학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고민하면서 지역 예술인들이 일터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더욱이 각종 축제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단기 외주조차 없어 예술인들의 생활고는 더욱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대전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대전지역 예체능계열 학원은 800여개가 운영 중이다.

이들 학원 중 상당수는 길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수강생이 급감하면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사태 초기 소상공인 대출을 받은 학원들의 경우 폐원을 하면 대출금을 일시불로 갚아야 해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학원 문을 열어 놓고 있지만 수강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원에서 강사활동을 하거나 행사 외주 작업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예술 전공자들도 막막함이 커지고 있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미술 전공생 A(24) 씨는 “학원 일자리도 거의 없고 이맘때 쯤이면 교수님들을 통해서 외주 의뢰가 간간히 들어왔었는데 올해는 지자체 등에서 하는 행사들이 모두 취소나 연기되면서 단기 일자리도 사실상 끊긴지 오래”라면서 “돈도 돈이지만 당장 내년에 졸업인데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예체능학원 경영난은 정규직 비율이 5% 남짓한 지역 예술인들에게 생계를 위협하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되고 있다.

대부분 예술인들이 임시직 또는 프리랜서로 종사하는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일자리 자체가 급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인 공공일자리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박홍준 대전예총 회장은 “예술인 일자리 불안은 하루 이틀 이어진 일이 아니다”라며 “지역 예술인들이 당장에 일거리가 없어 불안에 떠는 일 없이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창작 활동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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