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부모 동행 없이 정신과 치료 못 받아… 시스템 개선 필요
치료 필요하지만 상태 알리기 두려워 극단적 상황 발생 가능성

[충청투데이 박혜연 기자] 마음의 병을 크게 앓고 있는 청소년들이 혼자 정신과 치료를 받고자 하더라도 부모 동행없인 치료 받을 수 없는 현실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가정에서 비롯된 우울, 차마 말하지 못하는 사실 등을 쉽사리 털어놓지 못해 숨기고 치료 받고자 했으나 그렇지 못한 탓에 청소년이 마음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확충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충남·세종에서 자살 생각, 계획했던 청소년은 각각 2184명, 2572명, 956명으로 집계됐다.

실제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A(18) 군은 우울감을 느낀지 5년이 다 돼 가지만 병원 치료는 그에게 높은 벽이다. A 군은 “병원을 가려고 했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 한다는 말에 이내 포기하고 우울증은 더욱 심해졌다”며 “어느날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고 손목 긋는 행위를 엄마에게 들켰는데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격한 반응에 너무 놀라 더이상 병원을 가고 싶다는 말을 하지 못했고 누구에게 자신의 병을 이야기 해야 할지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를 다니는 B(17·여) 양은 꾸준한 가정폭력에 시달렸다.

교내 상담센터에 갈 고민도 했으나 교내에서 소문날 수 있단 생각, 누군가를 쉽게 믿는 것이 어려운 불안감에 발걸음 할 수 없었다.

부모님에게 속마음을 털어놔도 돌아오는 대답은 "널 그렇게 낳은 적 없다. 거길 왜 가느냐"의 말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B 양은 정신과를 찾았지만 "보호자랑 같이 와야한다"는 병원 측 답변에 어쩔 수 없이 집으로 향했다.

지난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청소년이 부모 동의없이도 치료를 쉽게 받게 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여기서 문제는 의료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의료진은 미성년자 진료거부를 할 수 없다.

다만 정신치료는 금액적으로 학생이 내기 부담되고 모든 것을 판단하기 미성숙한 나이라는 이유로 청소년은 부모 동행 없이 정신과 치료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전문적 상담이 요구되는 학생이 있음에도 부모에게 상태 알리는 것이 두려워 숨기다가 목숨 잃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지역 정신건강센터 관계자는 "치료가 요구되는 상황에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혼자 정신과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아이들이 자살하도록 방치하는 것"이라며 “혼자서라도 전문적 치료, 처방이 가능하게 의료문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hyecharming@cctoday.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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