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소독제·발열검사 등 최선
급식 가림막한채 일렬 유지

▲ 20일 청주 금천고 3학년 3반 학생과 교사는 교실보다 넓은 과학실에서 마스크를 쓴 채 첫 등교수업을 진행했다. 김희도 기자 huido02162cctoday.co.kr
▲ 20일 청주 봉명고 3학년 학생들이 코로나19예방을 위해 칸막이가 설치된 식탁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김희도 기자 huido02162cctoday.co.kr

[충청투데이 김희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늦춰졌던 등교개학이 20일 고3을 시작으로 시작됐다. ▶관련기사 3면

80여일 만에 문을 연 청주 상당구 소재 금천고등학교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20일 오전 8시 20분 학교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중앙 정문만 개방된 채 옆에 천막이 일렬로 설치돼 있었다.

출입구에는 교사들이 열화상 카메라, 손소독제 등을 비치한 채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열검사를 진행했다. 고3 학생들은 천막 아래에서 1m 가량의 거리를 유치한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실 게시판에는 대응지침 안내, 일과 중 준수 사항 포스터가 부착돼 있었고, 화장실 옆에는 올바른 손 씻기 문구가 적힌 배너가 보였다.

학교 안은 오랜만에 만난 교사들과 학생들이 서로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한 학생이 2·3층 사이 중앙 계단에서 교사에게 "선생님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건네자 교사는 "잘 지냈어? 마스크 써서 못 알아봤네"라며 반갑게 화답했다.

한 학생은 반가운 나머지 친구와 하이파이브를 하려다 "접촉하지 말고 거리 이격 하자"라는 교사의 말에 다시 거리를 두고 인사를 나눴다. 이들 모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이동 간에는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는 등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지키려는 분위기였다.

오전 8시 40분 3학년 3반 학생들은 교실이 아닌 과학실로 들어갔다. 이 반은 정원이 42명인 관계로 1m 이상 이격을 위해 기존의 교실보다 공간이 넓은 과학실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50분 수업이 시작되자 시끌벅적했던 교실은 이내 차분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대학입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고3 학생들의 첫 수업에 임하는 자세가 사뭇 엄숙하게 느껴졌다. 이 교실에서는 11차시 세계사 수업이 진행됐다. 담당 교과목 교사는 수업을 시작하기 전 학생들과 인사를 나눈 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수업진행과정 등을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으로 진행한 1~10차시 수업을 복습했다. 이 교사는 수업내용을 퀴즈로 내고 정답을 맞추는 학생에겐 음료수를 주는 등 이색수업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대학입시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을 격려하는 교사들도 있었다.

한 교사는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헌신하시는 분들 덕분에 학생들과 빨리 만날 수 있게 된것 같다"며 "오랜만에 학생들을 보니 반가우면서도 '혹시나 건강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로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을 텐데 건강·입시 모두 놓치지 않도록 곁에서 최선을 다해 지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점심시간에도 코로나19 예방 활동은 이어졌다. 낮 12시 30분 청주 흥덕구에 위치한 봉명고등학교 학생들은 점심식사를 위해 급식실로 모였다. 교사들은 식당 곳곳에서 "1m 이상 거리 유지하자"라고 말하며 학생들을 통제했다. 학생들도 코로나19 위험성을 인지하고 교사들의 이 같은 통제를 잘 따랐다. 또 배식을 받고 자리에 앉을 때 까지 마스크 착용을 유지했으며, 식사 후에는 곧장 마스크를 다시 착용했다.

점심시간 동안 운동장에서 축구·농구 등 운동을 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교실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휴식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학교 주변을 산책했다. 입고 있는 후드짚업 소매 속에 손을 넣은 채 산책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 학교 소속 한 교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접촉이 잦은 운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면서도 “학생들이 위험성을 인지하고 학교 생활 지침들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학교 교사들은 점심시간에도 쉬지 않고 생활지도를 했다. 한 교사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는 학생들에게 "엘리베이터 말고 계단 이용하자"라고 말하며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을 권고했다. "협소한 공간에서 접촉 등에 의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계단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이 교사는 말했다. 손을 잡으려는 학생들에게 '접촉하지 말라'고 말하는 교사도 보였다.

한편 이날 충북도내 일반고(특목고 포함) 58개교, 특성화고 26개교, 특수학교 10개교에서 첫 등교수업이 진행됐다.

김희도 기자 huido02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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