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사진 합성·단체욕설·데이터·기프티콘 요구까지
교묘… 피해자 안 나서면 몰라

[충청투데이 박혜연 기자] #. 충남지역에 살고 있는 A 양은 3년 전부터 현재까지 끊이지 않고 친구들에게 SNS를 통한 언어적, 정신적 폭행을 당해왔다. 어느날은 괴롭히던 친구들이 자신의 얼굴과 성적 모욕감이 들 정도의 사진을 합성해 단체 카카오톡 방에 계속해서 올리며 놀렸다. 단톡방을 나가면 다시 초대하고 사진을 보내며 협박했고 가해자 중 한 명은 "외부로 사진 유출되기 싫으면 시키는대로 하라"며 본인이 원하는 기프티콘이 있을 때마다 사줄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복한 A 양은 현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으며 사람뿐만 아니라 핸드폰을 보기만 해도 식은 땀을 흘리거나 몸을 떠는 등의 행동이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 개학에 들어가 있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디지털 학교 폭력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한 따돌림은 온라인 개학에도 일어날 것이란 가능성이 커지며 디지털상 이뤄지는 학폭 실시간 모니터링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에 따르면 연기되는 개학에도 학생들 사이 벌어지는 디지털, 언어폭력 등으로 상담 요청하는 경우가 꾸준하다.

다만 상담 요청 건수의 경우 피해자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과 부담감으로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을 쉽사리 털어놓지 못하기도 해 실제 학교폭력을 겪는 학생들 수보다 훨씬 적게 상담을 요청한다고 지역 학교폭력 상담센터 측은 설명했다.

실제 대전지역 거주하는 B 군은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심한 욕설을 퍼붓는 일을 지속적으로 겪으며 SNS 자체를 삭제했다.

혹시나 공개된 SNS 장소에서 이전과 같이 자신을 저격해 모르는 사람까지도 자신을 욕할 것 같다는 트라우마에서다. 또 다른 피해자 C 군은 얼마 전까지도 핸드폰 데이터를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친구로 인해 한 달에 두 번씩 해당 친구에게 데이터를 전송했다.

여기에 카카오톡 기프티콘을 자신이 필요할 때마다 요구하는 친구로 인해 C 군은 부모님에게 용돈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기프티콘을 구매해 보내줬다.

문제는 이 같이 SNS를 통해 특정 인물을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사이버불링은 교묘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파다해 주변인이 먼저 문제인식을 하거나 피해자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 한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폭력 처벌에 있어서도 애매한 점이 생기는 탓에 가해자가 처벌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로인해 가해자는 끊임없이 피해학생을 온라인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괴롭히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오프라인 폭력외에도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온라인 폭력에 대해서도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접촉, 이후 벌어질 수 있는 보복금지 등에 대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 학교폭력센터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선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서로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침은 있으나 온라인 학폭에 대한 피해자, 가해자 접촉방지 대안은 없다"며 "온라인 상 학교폭력 문제 해결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특정 학생 얼굴을 캡쳐해 '딥페이크'로 악용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세한 학폭 모니터링도 필요할 것"이라 덧붙였다.

박혜연 기자 hyecharmi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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