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와 단일화 논의, 20일 오전 결정…'선수' 朴 전반기-金 후반기 의장 의견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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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 추대론’이 힘을 얻고 있다.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의 유력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6선·대전 서갑)과 김진표 의원(5선·경기 수원무)이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경선보다는 합의 추대로 의장 선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김 의원은 19일 "어제 박병석 의원과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 오늘 국회의장 후보 등록은 보류할 예정"이라며 "내일 오전 중으로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이날 후보 등록을 보류하고 장고에 들어간 배경은 최근 당내 '합의 추대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재 당내에서는 원내대표 경선도 치열한 3파전으로 진행됐는데 국회의장까지 '집안싸움'으로 비쳐질 경우 '177석의 거대 여당'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선이 곱지 않을 수 있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원내대표 경선 이후 당내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대로 가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뜻을 같이 의원들이 박 의원과 김 의원에게 이러한 의견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박 의원도 등록을 20일로 미뤘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필요하면 (김 의원과) 한번 더 만날 수도 있다"며 "후보 등록은 현재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21대 국회 최다선인 박 의원과 당정청을 두루 경험한 김 의원 모두 경쟁 과정에서 상처를 입으면 안 되는 인사라는 점도 당 내부의 고민을 깊게 하는 지점이다. 두 의원 모두 계파색이 강하지 않아 본격적인 경선에 돌입하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두 의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온다. 일단 전반기 국회는 선수(選手)에서 앞서는 박 의원을 먼저 추대하고, 김 의원을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밀어야 한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그동안 의장은 ‘선수 우선’ 안배가 관례였다. 박 의원은 당내는 물론 21대 국회 최다선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추대론이 확산되면서 최근 김 의원이 주변 의견을 좀 더 경청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 측은 이날 "최종 결정은 김 의원 본인이 하게 될 것"이라며 "(경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에) 현재까지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의장 추대 여부에 따라 부의장 선거 판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국회부의장 자리엔 충청권 5선인 이상민(대전 유성을)·변재일(청주 청원) 의원이 거론된다. 두 의원도 조만간 출마 여부와 관련한 견해를 밝힐 예정인 가운데 21대 국회에선 충청 정치력이 신장(伸張)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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