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1·2차 설명회 개최했지만
느티나무 존치 등 요구 반영 안해
주민들 “설명회는 허울… 공사반대”

[충청투데이 조재광 기자] 충북도가 250여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충주시 탑평~가흥 599호선 지방도 시설개량공사추진 과정에 지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9일 충북도에 따르면 599지방도 용전리~탑평리~가흥리 (6.4km)의 협소한 도로와 굴곡이 심한 구간을 개량, 교통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40km 구간인 도로를 60km로 상향시키는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충북도는 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1·2차 설명회를 개최했고 주민들은 △옛 도로를 활용한 한 차선 개설이나 4차선 확장, △30여년 된 느티나무와 벚나무 가로수 존치 제시, △굴곡이 심한 구간과 가흥삼거리 회전교차로, 탑평삼거리 교차로 등 위험 구간 개선 등을 요구했다.

지난 13일 충북도는 2차 설명회에서 예산 부족과 수자원공사,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의 협의불가로 한 차로와 4차선 확장 개설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폭 8m 도로를 10m로 확장하는 실시설계 계획을 토대로 중원고구려비 인근 느티나무와 벚나무 등 500여 그루 중 190여 그루를 제거하고 새로운 가로수를 식재하겠다고 설명하며 주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이에 지역민들은 1985년 도로가 개설되면서 식재된 30여년 수령 느티나무와 벚나무 500여 그루는 지역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는데 느티나무와 가로수 제거는 관광명소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주민들은 충북도가 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주민설명회는 공사를 강행하기 위한 허울뿐인 설명회가 아니였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주민 A씨는 "지역 주민들이 위험 구간 개선을 요구하면서 불편을 감수 하겠다고 했는데도 30여년 수령의 가로수를 제거하면서까지 폭 2m 확장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8개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공사를 반대하는 동의서를 받아 충북도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굴곡이 심한 구간은 개선하고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확충해 가흥리 고미술거리와 중앙탑·고구려비 등 지역 관광 자원과 가로수 길을 연계한 관광명소로 활용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제안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가로수를 존치하기 위해 관계기관 협의 등을 진행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현재 599호선 지방도는 도로 폭, 길 어깨 등 지방도 여건에 미달되는 부분이 있고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 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 구간의 느티나무는 자연적인 터널 형태를 이루며 전국 사진작가들의 출사 장소로 유명하다. 또 자전거 도로와 인접해 있는 벚꽃 길은 시민들은 물론 자전거 라이더들로부터 풍경이 아름다운 도로로 각광받고 있다.

충주=조재광 기자 cjk923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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