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말 대전근교 나들이 행렬…결혼식 등 경조사도 강행, 커피숍서 마스크 없이 수다
2·30대 유사감성주점 손님 밀착해 대화·흡연·음주까지

15일 대전 둔산동 일대에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대전의 한 커피숍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선정화 기자

[충청투데이 선정화 기자] “주말 사이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대전에서도 나왔다는데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이 넘쳐나네요.”

서울 용산구 이태원발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재유행이 대전에서도 시작됐지만 주말동안 시민들의 안전불감증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16일 이른 오전부터 대전 주요 도심 곳곳은 늘어난 차량 통행으로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주말을 맞아 실내 활동 대신 보문산, 식장산, 대청호반 등 근교로 여유를 즐기려는 발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근교를 찾는 차량들은 긴 줄을 이루고 있었고 노상주차장들은 차를 댈 곳이 없을 정도로 만차 상태였다. 이날 오후 들어서는 대전에서 이태원발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재난 알림문자가 시민들에게 일괄적으로 전송됐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주말 간 결혼식 등 경조사도 확진자 추가 발생과는 무관하게 강행되는 모습이었다.

시민 A(34) 씨는 “주말동안 지인 결혼식이 두 개나 연이어 있어 모두 참석할 예정”이라며 “한동안 결혼식이 뜸했지만 요즘 코로나도 한풀 꺾여서인지 부쩍 늘어난 분위기”라고 말했다.

결혼식 종료 이후에는 인근 커피숍 등으로 하객 인파가 그대로 이동하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일부 커피숍의 경우 방문자가 워낙 많은 탓에 음료 한잔을 마시기 위해서는 20여분을 기다리기까지 했다. 실내에서는 다닥다닥 붙어 앉아 마스크를 벗고 수다를 떠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시민 B(37) 씨는 “조금 전 이태원 관련 확진자가 대전에도 나왔다는 문자를 받았지만 주변 사람들 대부분 신경도 안쓰는 것 같다”며 “각종 실내공간에서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는데 혹시나 밀접접촉이 이뤄지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안전불감증은 저녁시간의 대전지역 내 유흥가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었다.

대전시가 최근 지역 내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명령과 함께 유사감성주점에 대해서도 방역수칙 이행 여부 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상황이었다. 실제 관·경 합동점검반이 찾은 서구 둔산동의 한 유사감성주점에는 이용객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실내·외를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이 목격됐다.

또다른 유사감성주점에서는 취기가 오른 20~30대 이용객들이 거리유지 수칙을 위반한 채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와 흡연, 음주를 이어가기도 했다.

한 유사감성주점 관계자는 “기존에 춤을 추던 공간에 테이블을 배치하는 등 방역수칙 준수를 실천하고는 있지만 매장 내 개별 룸 공간에 대해선 일일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일부 운영 중인 유사감성주점 등의 업소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방역수칙 이행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태원발 코로나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지역사회의 경계가 더욱 요구되는 만큼 업소 관계자는 물론 이용객 모두가 귀가 시까지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선정화·전민영 기자 s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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