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욱 한밭대 총장

세계역사에서 늘 변방에 있기만 했던 우리 대한민국이 코로나19 방역에서 잘 대처해온 세계적인 모범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2월 17일 신천지 관련 국내 31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2월 29일 하루 환자가 최고 813명에 달하고 31번째 확진환자 발생 후 약 보름 만에 8000명의 확진환자가 나왔을 때 중국 다음으로 우리나라는 모든 나라가 기피하는 국가가 됐다.

그러나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는 거꾸로 성공적인 코로나 방역 국가가 됐다. 물론 아직 이태원 사태가 우리를 불안하게 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떻게 이런 급반전이 이루어진 것일까? 이런 질문에 다양한 답이 나올 수가 있을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등 국가기관에 근무하는 전문가 집단의 노력, 대구 경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의료자원봉사자들의 희생, 드라이브 스루 진단 방식의 도입, 지방자체단체의 적극적인 방역,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우수한 진단키트 및 진단시스템, 국가 의료보험체계, 마스크 쓰기 및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우리 국민들의 시민의식. 대개 이런 답들이 아닐까 한다.

이번에 세계 100개가 넘는 나라에 코로나 진단키트를 수출한 기업들이 그 희망의 증표 중 하나다. 이들 기업들은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이 아니라 대부분이 수준 높은 기술을 축적해온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즉 갑자기 나타난 신데렐라가 아니라 오랫동안 물 주고 비료를 줘서 키운 산업인 것이다. 우리를 앞서가는 미국, 일본, 유럽 등 과학기술 선진국들이 있지만 진단시약 이외에도 반도체, 통신과 같이 최소한 일정 부분에서 우리의 K-바이오, K-사이언스 및 K-테크놀로지가 그 힘을 발휘해 나가고 있다.

BTS 아이돌 그룹과 같은 K-팝, 기생충과 같은 영화로 대표되는 영화산업의 K-필름, 조수미, 장한나, 조성진 등을 비롯한 K-아트가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이외에도 우리 전통의 사물놀이, 비언어 공연으로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난타, 수입에서 이제 창조로 변화해가는 뮤지컬 등도 국내에서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문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국부는 증대하나 소득 불균형은 점점 확대되고,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도 많이 부족하다. 한국전쟁 이후 계속된 해외입양도 아직 멈춰지지 않고 있다. 국가경제규모에 비해서 해외 개발도상국의 지원도 많이 부족하다. 그리고 이번 4·15 총선 과정에서 우리가 목격한 정치의 수준도 아직은 선진국 단계가 아님을 느끼게 해 줬다.

그렇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선진국은 아직 달성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도 이번 코로나 사태로 확실히 알게 되었다.

새말 새 몸짓 최진석 이사장은 후진국의 삶보다 선진국의 삶이 더 독립적이고 자유로우며 풍요롭기 때문에 우리는 선진국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우리의 과학기술, 문화예술, 정치와 시민의식이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선진국이 되는 날을 꿈 꿔본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보다 더 독립적이고 자유로워지고 풍요로워지기를 희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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