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규 작가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표지. 스토리닷 제공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그날을 머리에 떠올리노라면 시나브로 무지개가 뜨고 짜릿하면서 빙글빙글 목소리가 늘 또르르 굴러.”

한국말 사전 지음이 최종규 작가가 스토리닷에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를 출간했다.

딸 사름·벼리와 함께한 책으로 우리말로 지은 수수께끼 164개 동시를 만날 수 있다.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를 내거나 풀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말과 친해지게 된다.

작가이기 이전에 두 아이의 아버지인 작가는 보금자리를 찾아 숲이 그윽한 작은 시골 자락 집을 마련했다.

두 아이는 마음껏 뛰놀고 꿈꾸면서 풀꽃나무하고는 동무가 되고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으며 자랐다.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이것저것 가리키면서 묻는다.

이름을 알고 난 다음에는 깃든 뜻을 알고 싶어 “그건 뭐야?”하며 새로 묻고 또 묻는다.

그리하여 아버지는 아이들한테 수수께끼를 내기로 한다.

마치 스무고개처럼 열여섯 고개로 간추음 수수께끼다.

열여섯 고개를 넉 고개로 가르고 넉 고개는 봄·여름·가을·겨울로 꾸며서 겉보기로는 넉 줄을 넉 자락 이은 열여섯 줄 동시가 된다.

그러나 겉보기로만 동시일 뿐 수수께끼요, 이야기 밭이다.

열여섯 줄짜리 수수께끼 동시에는 어떠한 번역 말씨나 한자말이나 영어를 끼워 넣지 않았다.

두 아이는 ‘이야기가 늘 새롭게 흐르는 상냥한 마음을 사랑으로 가꾸는 씨앗을 생각으로 심는 말’을 들으면서 배우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추천사를 쓴 김유진 동시인은 이 책에 대해 “수수께끼 정답을 맞히려면 눈으로 휙 읽고 넘겨서는 안 된다. 낱말을 이리저리 굴려보고 문장을 곱씹으며 뒤집어봐야 한다”며 “내 답이 정답이 아니어도 좋다. 글자 사이를 뛰놀며 새로운 시 한 편을 쓴 것이니까”라고 말했다.

전체 256쪽, 정가 1만 5000원이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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