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지원 명예기자
▲ 성지원 명예기자

어버이날 즈음 친구와 카톡을 하다 효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 나왔다.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다 효는 부모님을 물질적,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해드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결론이 났다.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면 뭐가 더 효에 가까울까?

5월은 가정의 달이라지만, 완전한 어른이 아닌 내게 가정이라는 글자가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가족과 떨어져 타지에 있어 더 그런 것 같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했다.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로도 어쩌다 보니 한 번의 방학을 제외하고는 매번 학교에 남아 있었다. 이러다 보니 본가보다 기숙사 방이 조금 더 편한 지경에 이르렀다. 가정의 달이지만 가족과 함께 있지 못해서일까, 내게 5월은 그저 다른 때보다 돈이 좀 많이 나가는 달이다. 이상하게 유독 5월 생일인 지인이 많아 생일선물을 챙기다 보면 지갑에 빵꾸가 나 있곤 했다. 효를 주제로 글을 쓰는데 이런 말을 하려니 내가 조금 많이 불효녀가 된 것 같지만, 어버이날에도 어떤 선물을 해드리는 것이 좋을까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원래는 어버이날에는 본가로 내려가 가족과 함께 지내고자 마음먹었었다. 그런데, 변명이지만, 본가에 내려가기 조금 곤란한 상황이 왔었다. 결국 직접 내려가지 못하고 전화와 선물로 어버이날을 대신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해드리긴 했다고 생각하는데, 부모님은 행복하셨을까?

엄마는 내가 엄마의 비타민이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 무리를 해서라도 집에 내려가 반가운 인사를 하고 얼굴을 보여드리고 어리광을 부리는 게 부모님을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해드리는 길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내게 효는 너무 어렵다.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 부모님께 물어보면 뭐든 다 좋다고 하시니깐. 부모님의 아가페와 내가 다하고자 하는 효의 무게를 만약 견준다면, 내 쪽의 시소는 정말 힘없이 하늘로 올라갈 것 같다. 어떤 게 더 좋은 효인지 따지기 전에 부모님의 사랑의 무게를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내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최선일 것 같다.

성지원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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