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에
연로하신 부모님 뵙기 어려워
외롭고 힘든 시기 이길 날 오길

▲ 송복순 명예기자
▲ 송복순 명예기자

작년 12월, 새해를 코앞에 두고 우리나라에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가 80만분의 1이라는 확률로 태어나 온 국민에게 기쁨을 선물했던 기억이 난다.

고사리 손을 꼭 쥐고 세상을 향해 울어대는 귀여운 넷둥이를 보고 마치 내 가족이 태어난 듯 기뻐하면서 지인들에게 신문 속 아이들 사진을 보여주었었다.

넷둥이가 처음으로 맞이한 어버이날에 넷둥이의 부모는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다는 사연이 기사에 올라왔다. 기사를 읽다가 더 흐뭇해진 이유는 어린 부모가 넷둥이를 돌보면서 부모님 은혜를 새삼 느꼈다는 대목이었다.

어릴 때 놀다가 늦게 들어가서 회초리를 맞아도 저녁이면 따뜻한 밥상에 모여 어머니가 올려주는 반찬에 마음이 풀어지던 생각이 났다. 아플 때면 거친 손으로 배를 쓸어 주시던 부모님의 따뜻한 손길은 어른이 되어서도 소중한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기억은 내가 사회생활에서 고비를 맞을 때마다 '괜찮다'며 응원해주는 보약 같은 힘이 되어준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온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가족이나 친척과 만나서 안부를 묻고 식사하기도 어려워졌다. 혹여나 젊은 우리 때문에 나이 드신 부모님이 피해를 입을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연로하신 부모님에게 뜻하지 않게 불효를 저지르게 된 셈이다.

어버이날이 되면 바쁘게 살다가도 잊고 지내던 부모님 생각이 더 난다. 살림살이가 어려워도 늘 세상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지켜주신 부모님은 배고픔을 사랑으로 채워주시곤 했다. 나도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자식을 향한 부모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거 같다.

지금은 비록 몸은 멀리 있지만 마음만은 부모님과 가까이 있고 싶다. 외롭고 힘든 이 시기도 가족의 사랑으로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이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러 대전으로 온다고 한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바래본다. 송복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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