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가정의 달로 잘 알려진 5월은 ‘청소년의 달’이기도 하다.

청소년기본법 제16조에는 ‘청소년의 능동적이고 자주적인 주인의식을 드높이고 모든 국민이 청소년육성에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매년 5월을 청소년의 달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싱그럽고 생명력이 넘치는 5월의 일상은 어딘가 모르게 에너지 가득한 청소년과 닮았다. 짐작해 보건데 그런 이유로 청소년의 달이 5월로 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청소년은 늘 싱그럽지도 에너지가 넘치지도 않는다. 오히려 빠듯한 스케줄에 맞춰 바쁘게 보내느라 얼굴엔 피곤함이 가득하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 해도 스마트폰을 보느라 여념이 없다. 이 때문에 때론 중요한 것을 놓치고 본말이 전도되기도 한다.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어 놀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이루는 것보다 컴퓨터와 보내는 시간이 많고 친구, 부모와 마주보고 대화하는 것보다 스마트폰 문자(글)에 의한 경우가 많은 것처럼 말이다.

이렇다보니 부모와 자녀, 친구와 친구 사이의 대화는 자연스레 줄어들고 있다.

대화의 단절은 자아 조절 기능이 약한 청소년의 방황과 일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는 학업 지상주의와 대중매체의 오남용이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과 건전한 문화 형성을 방해하는데 기여하고, 그들이 느끼는 행복에도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청소년은 과연 얼마나 행복할까?

‘제11차 한국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22개 국가 중 20위로 최하위 수준을 보였다. 특히 삶의 만족 항목은 꼴찌를 기록해, 그들이 느끼는 행복감이 매우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지난달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 청소년 통계’에 그 실마리가 보인다.

자료에 따르면 중·고생 39.9%는 평소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10명 중 3명은 최근 12개월 내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된 여가활동으로 컴퓨터 게임·인터넷 검색의 비중이 높고, 10대 청소년 30.2%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며 중학생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고의적 자해(자살)인 점도 낮은 행복지수와 무관하지 않음을 말해준다.

청소년기는 가족, 친구, 선생님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건전한 사고와 가치관을 배우고 사회성을 기르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한 사람의 생애 중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와 사회를 통해 몸과 마음이 성장하고 인격과 지성을 수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인 것이다.

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청소년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릴 만큼 예민하면서도 격동적인 감정 변화를 겪게 된다. 이때 가정, 학교, 사회의 울타리 안에서 극복하고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도록 어른들의 조력자 역할이 필요하다.

먼저,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청하고 공감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인터넷 게임과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다양한 취미와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과 올바른 청소년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

우리 대전시의회는 청소년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지방의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매년 청소년의회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회 느끼지만, 청소년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사고가 깊고 사회에 대한 통찰력도 상당히 갖추고 있다.

청소년을 믿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면서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필자는 청소년이 행복한 세상을 꼭 만들고 싶고,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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