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

리어카. 뒤에 고무바퀴 2개 달리고 앞에 손잡이가 있는 물건 운반용 도구다. 앞뒤 구분이 없어 밀거나 끌 수 있다. 제동장치가 없어 비탈길을 내려갈 때 종종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손잡이와 소나 자전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산더미만큼 잡동사니를 실은 리어카를 끌고 고개를 올라가는 노인은 행인들의 눈에 띠지 않았다.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어디론지 사라졌음이 씁쓸했다."

분명 순수 우리말이 아니다. 리어카가 한국에서 발명된 것도 아니다. 탄생지는 일본이다. 그러니 말도 일본 말이다. 일본인 어느 누가 이 도구를 만들어 놓고 무엇이라 이름을 지을까 고민이었다. '리어카'라 지었다. 이른바 '와세이 에이고(和製英語:Japlish)'다.

작명의 사연은 이렇다. 영어를 조금 알고 있었던 그는 바퀴가 뒤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뒤'라는 뜻인 'rear'와 '차'라는 뜻인 'car'를 떠올렸다. 이 두 단어를 합해 'rearcar'라 명명했다. 일본식 발음으로는 '리야까'다. 미국 등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이런 말은 없다. 순수 우리말은 '손수레'다.

일본인이 이 도구를 만들 때는 자전거 뒤에 매단 채 끌고 다니도록 되어 있었다. 손으로 직접 끌고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우리나라로 들어와 다소 형태가 변형됐다. 자전거 대신 손수 끌고 다닐 수 있게 말이다. 폐지 등 고물 운반용이나 건설 현장에서 자재 운반용으로 적격이다. 리어카는 지붕 등이 부착된 포장마차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폐지를 잔뜩 싣고 진땀을 흘리며 고개를 넘어가는 노인의 리어카를 뒤에서 미는 초등학생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우리 정치가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정치에서 배려와 조화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승자독식의 논리가 팽배한 우리의 정치, 언제 바뀌려나? 개개인은 정말로 훌륭한데, 모여 당(黨)을 이루면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망각'하는 꼴이다. 끌어주지도 밀어주지도 않는(못하는) 게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손 안 대고 코 푼 결과여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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