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내를 다니다 보면 리어카를 끌고 종이 박스를 주우러 다니는 젊은 사람이 자주 보인다. 주위 사람들은 그 사람을 보면서 "장애가 있는 것 같은데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대견스럽다"고 칭찬한다. 어떤 때는 도로가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빗자루를 들고 길가 청소를 하기도 하는데 그 주인공은 지체장애 3급인 김명섭(41)씨다.

비사벌아파트에서 노모를 부양하며 살고 있고 시청에서 공공일자리 사업으로 학교 앞 쓰레기를 줍는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저녁때가 되면 큰 도로가와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종이박스를 리어카에 싣고 힘겹게 끌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게 보인다. 길을 가다 쓰레기가 보이면 빗자루로 쓸어 봉투에 담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띤다.

나는 주변사람들의 요청도 있었고 다른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아 김명섭 씨를 만나 길거리청소를 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씨익 웃으며 "도로가 깨끗하면 좋잖아요."라며 짧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길가에 박스를 수거하다보니 쓰레기 청소를 하는 게 힘들거나 부끄럽지도 않더라"고 말했다.

요즘 재활용품 가격이 떨어져 리어카에 가득 싣고 가도 1~2000원밖에 되지 않지만 그래도 안하는 것 보다는 낫더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장애가 있지만 무작정 정부의 도움만 기댈 수 없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면서 살려고 노력한다"고 말하는 그 사람이 믿음직해 보였다. 류두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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