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혈연 공동체 의식 옅어져
현 시대 맞춘 ‘가정복원운동’ 필요
가정교육 통한 전통사회 되찾아야

5월은 어린이 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이 연이어 있어 가정의 달로 정하고 있다. 이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가정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가정의 사전적 의미는 한 가족이 함께 살아가며 생활하는 사회의 가장 작은 혈연공동체를 뜻한다. 따라서 가정은 인류가 생기면서 부터 최초의 교육장소이고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최초의 사회적 환경이며, 한 집에 살면서 식사를 함께하는 식구들의 보금자리이다.

故 안병욱 교수는 "가정은 生의 안식처요 마음의 보금자리이다. 가정은 이해의 따뜻한 바람이 불고 화목의 훈훈한 향기가 감돌고 애정의 행복한 샘이 솟는 인생의 안식처이다. 이러한 안식처에서 우리의 피곤한 신경은 새로운 원기를 얻어 힘찬 활동력을 회복한다."라고 말했다. 또 옛 말씀에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이라는 말도 있다. 이러한 가정에서 어린 생명을 바람직한 사람으로 길러내어 좋은 인격과 인성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처럼 가정의 중요성과 가치는 헤아릴 수 없다고 본다.

이렇게 중요한 가정들이 요즈음 무너지는 사례가 매일 방송과 신문에 오르고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고 부모가 자식을 버리는 일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어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

다음으로 심각한 것은 저출산 문제이다. 지난 달 28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올 해 2월 전국 출생아 수는 2만 2854명으로 지난해 대비 11%(2919명)가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에 사망한자의 수는 2만 5419명으로 지난해 대비 10%(2492명)나 늘었다고 한다. 이제 사망한 자의 수가 출생아의 수를 넘어 실질적인 인구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고령화협회(AGE)설립자인 '폴 휴이트'는 2100년에 한국의 인구는 1/3이하로 줄어 들것이라고 예측을 했고, 옥스퍼드대 교수인 '데이비드 콜먼'도 한국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불과 50여년 전에 미국의 저명한 문화인류학자인 마가레트 미드여사는 우리나라의 가정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한국전통문화의 저력은 한 가정에 3대가 모여 살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우리의 전통가정이 무너지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무엇보다도 ‘가정복원운동’을 펼쳐야하겠다. 그렇다고 전근대적인 가정복원이 아니라 현시대에 맞춘 가정복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자연스런 가정교육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본다. 마루틴 루터는 "가정교육은 곧 인간생활의 기반이다."라고 말했다.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우리의 전통가정에서는 먼저 인성교육 즉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교육을 가장 중요한 교육으로 여기고 어릴 적부터 가정에서 시작했다. 앞으로 이러한 가정교육을 통해 참다운 인간을 만들고 건전한 정신과 튼튼한 몸을 길러내야 한다. 먼저 실천이 가능하고 쉬운 일부터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첫째, 부모님께 안부전화 자주 드리고, 방문하기. 둘째, 3대가 한 자리에 모두 모여 한 달에 한두 번씩 식사하기. 셋째, 어른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은 어르신들을 존경하기. 넷째, 가정의 중요성을 체험하고 깨닫게 하기 등 각 가정의 형편과 여건에 맞게 어린 학생들부터 젊은이들 그리고 어른들 모두가 실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정복원이 이루어 질 것이다.

필자가 2007년에 미국 애틀란타의 어르신치매요양원을 방문한일이 있었다. 그때 놀라운 일은 한 치매어르신께서 본인이 기거하는 방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방문 입구에 걸려있는 사랑스런 손주들의 사진을 보고서야 자신의 방을 찾아보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전 한 신문에 스물여덟 살 손자가 여든 셋인 할머니와 13년째 함께 살면서 스타벅스도 가고 영화도 함께 관람하는 아름다운 사연이 소개된 바 있다.

이렇듯 어르신들께서는 손주들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어르신들의 희망이고 꿈이기 때문에 무한 사랑스럽고 예뻐해 하신다.

5월 한 달 만 가정의 달이 아니라 앞으로 매월 가정의 달로 정하고 쉬운 일부터 각 가정에서 실천하는 길만이 우리 전통문화의 바람직한 가정복원이 이루어 질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가정의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닫고 가정복원운동에 앞장설 때 건전한 가정, 튼튼한 가정, 그리고 행복한 가정이 이루어지고 나라의 큰 문제인 저출산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다. 최욱환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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