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전개 풀기에 적합…현대인 심리와 연관된 정신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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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월화수목금토일 장르와 무관하게 곳곳에서 흰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등장한다.

tvN 목요극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나 KBS 2TV 수목극 '영혼수선공'처럼 아예 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은 물론 주말 가족극, 장르극, 멜로극에서도 다양한 전공의를 만날 수 있다.

요즘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볼 수 있듯 의학드라마라도 과거 작품들과는 달리 다양한 분야의 의사 캐릭터를 내세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주인공 5인방 역시 간담췌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신경외과로 각기 전공이 다르다.

덕분에 출산부터 간 이식까지 환자들의 에피소드도 한층 다채로워졌고, 매번 '휴머니즘'을 지향하는 신원호 PD-이우정 작가 콤비의 기획의도도 잘 살아났다.

최근 드라마 속 의사들은 정신과 전문의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영혼수선공'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아예 정신건강의학과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첫 회부터 망상장애 환자부터 부담감으로 인해 꾀병을 부리는 축구선수까지 다양한 환자가 등장했고, 그들을 치료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시준(신하균 분)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은 또 정신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정신 질환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다는 것을 조명하며 이야깃거리를 늘렸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치료방식에 대한 곧은 신념을 지닌 이시준, 지영원(박예진)과 달리 인동혁(태인호)은 정신병을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기능 문제라고 인식한다.

최근 정신과 의사들이 극 중 주요 인물로 종종 등장하는 데는 이처럼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직종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물리적인 응급 상황과 천재적인 의술로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면, 최근에는 인물 간 심리나 갈등 묘사를 통해 강약을 조절하는 연출이 많기도 하다.

화제의 인기 드라마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에 등장하는 김윤기(이무생)는 드라마 배경 중 하나인 가정사랑병원의 유일한 신경정신과 전문의로서 큰 역할을 담당한다.

그는 남편 이태오(박해준)의 외도로 인한 이혼 후 피폐해져 가는 지선우(김희애), 그리고 방황하는 그의 아들 준영(전진서)의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하며 위기 때마다 등장해 극의 몰입감을 높인다.

MBC TV 수목극 '그 남자의 기억법' 속 유태은(윤종훈)도 정신과 전문의이며, KBS 2TV 월화극 '본 어게인' 주인공 천종범(장기용)도 의대생이라는 설정이다.

이밖에 KBS 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 속 송나희(이민정)-윤규진(이상엽) 커플은 소아전문 병원 내과의로 등장, 다양한 의사 캐릭터가 드라마를 지배하고 있다.

의사 캐릭터 풍년 현상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방영을 앞둔 MBC TV '저녁 같이 드실래요' 속 송승헌은 정신과 의사이자 음식 심리치료사인 김해경으로, tvN '오 마이 베이비' 속 박병은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윤재여로 분해 다양한 에피소드를 책임질 예정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의사는 생명과 건강이라는 우리 일상의 중요한 문제와 맞닿아 있는 전문직으로, 드라마의 극적인 전개를 풀기에 적합한 캐릭터"라며 "때로는 고소득자와 사회 상위계층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소비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에는 1인 가구 증가, 초고령화 사회 등 급변하는 환경 속 현대인들의 불안정한 심리와 연관된 정신과 의사 캐릭터가 장르와 관계없이 등장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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