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사상 최고인 무려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실업자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보험 기금에서 지급하는 돈이다. 구직급여의 대부분은 실업급여가 차지한다. 따라서 구직급여 지급액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일을 그만둔 실업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요즘 고용노동부 실업급여 상담 창구는 구직급여 신청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장기간 경기침체에 코로나19로 엎친데 덮친격이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지날 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993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8982억원에서 한 달 만에 1000억원이나 늘었다. 작년 동월에 비해서는 2551억원(34.6%) 급증한 액수이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 1월부터 3개월 연속 최고액을 갈아치우고 있다. 씁쓸한 기록 행진이다. 코로나19발(發) 고용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모양새다. 이러다 구직급여 기금이 고갈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구직급여 지급액 급증은 신규 신청자 증가에 기인한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2만9000에 이른다. 실업자 대열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매일 쏟아져 나와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가 65만명을 넘는다. 이 또한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한다. 자영업자,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등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실제 작업장을 떠난 인구는 훨씬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도 급감하고 있다. 기업이 채용을 축소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코로나19발 실업쓰나미가 전연령층에 파고들고 있지만 특히 청년층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40대 이상 연령에서는 증가한 반면 20~30대에서는 감소한 것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채용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분위기다. 기업도 나름 사정이 있겠지만 이럴 때 일수록 고용유지를 탄력적으로 운영했으면 한다. 코로나19발 실업대란은 이제 시작이라는 말도 나온다. 미증유의 사태를 맞아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어떤 대가를 치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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