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보령시장

퇴근시각에 맞춰 삼삼오오 승용차에 몸을 싣고 동료들과 함께 바다를 보러 어디론가 떠난다.

출발한지 약 삼사십 분 후 도착한 곳은 서해안에서 가장 큰 보령의 대천해수욕장이다. 목적지에 도착해 저녁노을을 감상하며 바다가 훤히 보이는 횟집에서 싱싱한 자연산 회를 마음껏 즐긴다. 그리고 시원한 바닷바람과 파도소리를 벗 삼아 밤바다를 거닐며 동료들과 오랜만에 회포를 풀어 본다.

대천해수욕장에 도착한지 약 3시간 후인 저녁 10시경에 다시 차량에 올라 대전으로 귀가하여 다음날 출근을 준비한다.대전 지역에서 퇴근 후 직장인이 회사 동료들과 바다를 보기위해 당일치기로 보령에 있는 대천해수욕장으로 놀러온다는 것은 꿈만 같은 얘기다.

출발하여 오는데 1시간 30분, 가는데도 마찬가지로 1시간 30분이 걸려 도로 위로 허비하는 시간만 대략 3시간이 소요된다. 그만큼 대천해수욕에서 머물며 바다를 즐길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먼 얘기다.

그러나 그동안 불가능할 것으로만 여겨졌던 이 일이 현실이 되고 일상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전에서 보령 간 65km 구간에 직선 고속도로가 놓이면 가능하다. 이 거리는 차량으로 대략 삼사십 분 내외면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령시와 대전광역시 등 10개 자치단체는 보령~대전~보은 간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도로는 충남 보령시·부여군·공주시·논산시·계룡시, 대전광역시, 충북 옥천군·보은군을 지나게 된다.

총길이 122km의 왕복 4선으로 사업비는 약 3조153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2월 국토기본법상 최상위 국가공간계획인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반영되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현재는 고속도로 건설을 가시화하는 정부의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반영을 앞두고 우리 시를 비롯한 10개 자치단체가 정부에 공동건의문을 제출하는 등 힘을 모으고 있다. 이 도로는 국가간선도로망계획의 동서 3축과 4축 중앙에 위치한다.

그동안 동서 3축과 4축 사이가 너무 넓어 타 지역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교통서비스 격차가 컸다. 이로 인한 불편과 지역불균형으로 동서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신규노선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지난해부터 보령시와 대전시 등 10개 자치단체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노선에 대한 의견 수렴과 타당성 평가용역을 마쳤다. 자체분석 결과 사업의 타당성 및 경제성도 충분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 도로는 충남 서해안에서 우리나라 교통의 요충지인 대전광역시를 거쳐 경북과 강원 동해안을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중부권 광역경제벨트를 구축하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우리나라가 지난 1970년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 건설 이후 눈부신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었고,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놓이면서 국민들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지역간 접근성이 향상되어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진다. 이에 따른 관광산업과 지역경제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물류비용 절감으로 현재 수도권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기업의 지방 이전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인구 분산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지역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할 발전을 견인할 중부권 광역경제벨트 구축의 시금석이 될 보령~대전~보은 간 고속도로가 정부의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드시 반영되길 충청권 500만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간절히 소망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