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엑스포 시민광장 시민 가득…거리두기 지키지 않고 앉아
대화하느라 마스크 벗기도…한밭수목원도 산책 붐벼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대전 서구 만년동에 나온 나들이객들로 엑스포시민광장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전민영기자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대전 서구 만년동에 나온 나들이객들로 엑스포시민광장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전민영기자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황금연휴도, 사회적 거리두기도 마지막 날이라 오늘만큼은 밖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어요. 마스크를 끼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외출해서 그런지 평년의 어린이날 느낌은 나네요.”

5일 오전 11시. 이날 대전 서구 엑스포 시민광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하리만큼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이날 야외 나들이객의 대부분은 가족 단위.

어린이날을 그냥 보낼 수 없었던 가족들이 손을 잡고 나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베드민턴을 치고, 아빠가 아이의 자전거 타기를 도와주는 등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날 11시 30분경 갑작스레 소나기가 쏟아지면서 서둘러 자리를 뜨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다수가 비를 피할 수 있는 무대 근처의 해 가림막 밑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해 가림막 밑에 돗자리를 펼쳤고 그로 인해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다닥다닥 모여 앉아 있는 상황이었다. 2m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돗자리 위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대화하기 위해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리거나 마스크를 벗어 던진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3대가 함께 한밭수목원을 찾았다는 A(43) 씨는 “평소 외출을 자제하는 편인데 오늘은 어린이날이라 가족들과 함께 비교적 안전한 야외로 나왔다”며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기분은 좋지만 유난히 붙어 앉은 탓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소홀해진듯해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날 엑스포 시민광장 매점에는 과자, 음료, 아이스크림 등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는 그림도 그려졌다. 굵어진 빗방울에도 사람들의 나들이는 계속됐다.

일부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잔디밭에 텐트를 치면서 사회적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친구들과 나들이를 나왔다는 B(26) 씨는 “3명이 텐트 안에 있지만 따로 떨어져 있으니 비교적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로 인해 송악가루도 없어지고 더위도 수그러진 듯해 저녁까지 자리를 지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가 휩쓸고 지나간 한밭수목원 또한 산책하는 이들로 붐비긴 마찬가지. 수목원 곳곳에 핀 이팝꽃 근처에선 사진을 찍기 위해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생활방역 전환과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이 외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사람들이 다수 방문할 것으로 예측되는 곳에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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