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수 공주대학교 교수

대한민국 72년의 보수정치가 4.15 총선에서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사망선고에 준하는 엄중한 위기다.

보수 리더들의 개과천선과 대오각성이 없는 한, 이제 보수정치가 숨 쉴 공간은 거의 없어 보인다. 언론 및 방송, 학교 교육, 대중문화 등이 보수정당에 등을 돌린 지 오래다. 지난 70여년 동안 보수 리더란 자들은 한결같이 배부른 돼지가 되어 그들만의 정치카르텔에 골몰하며 유유자적했다.

시대착오적인 친북·친중주의자가 국민을 향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자신만만하게 선전포고를 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보수정당의 위기의식, 보수 리더들의 자기희생과 헌신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눈꼴사나운 계파이익 나눠 먹기와 싸움질뿐이었다.

이번에도 1000만명이 넘는 애국시민들은 그렇게 한심한 보수정당을 지지해 주었다. 눈물겨운 정성이 따로 없다. 그분들 가운데 황교안이나 김종인이 좋아서 보수정당을 지지한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저 안보, 경제, 외교 전선이 무너지는 나라의 운명이 암담했기에 코로나에 지친 몸을 이끌고 투표장에 나왔다. 나도 그랬다. 그런 애국시민들에게 보수정당이 보여준 것이라곤 김형오, 박형준, 이석연, 김세연, 공병호 같은 좀비들의 엉터리 공천과 추악한 적전분열(敵前分裂)이었다.

그들 5인이 보수정당의 공천을 좌지우지하도록 한 막후 인물은 누구인가? 나는 지금도 그자가 좌익정권의 1급 첩자라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 보수정치의 실패 DNA는 이승만과 박정희 시대의 부끄러운 유산이다. 두 분은 한국경제와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였다. 그들에 대한 좌익들의 매도는 일고(一考)의 가치조차 없다.

그러나 그분들이 결정적으로 잘못한 게 하나 있다. 그것은 유능한 후계자를 키우는 데 인색했다는 사실이다. 그 DNA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까지 고스란히 전수되었다. 잇따른 공천 파동, 계파간의 음모와 비열한 내부총질이 그것을 말해준다.

이제 밀실 공천의 구태를 혁파하지 않는 한, 보수정당의 재기는 어렵다. 또 보수는 왜 미스트롯이나 미스터트롯처럼 후보선발을 못했는지, 좌익들처럼 정치 인재를 키우지 못했는지, 좌익들의 교묘한 선동에 쫄고 그들의 막가파식 논리에 허둥대며 비겁하게 굴었는지?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이번에 황교안과 김종인은 진짜 망언인 이해찬의 토착왜구, 홍익표의 귀태, 도종환의 북괴 옹호에 대해선 꿀 먹은 벙어리였다. 그런 자들이 자당(自黨) 후보의 정당한 발언엔 확인사살까지 감행했다. 비겁의 극치다!

보수정당의 21대 신임 국회의원들에게 고(告)한다.

주사파 세력이 쳐놓은 사악한 프레임의 덫(친일, 막말, 짐승, 하위 70%, 세월호, 5.18)을 깨부수며 대차게 정면대응하라! 역사를 모르면 전문가 도움을 받으면서 죽을 각오로 싸우라! 자유, 정의, 헌신은 보수의 핵심가치다. 모든 국정 현안에서 부진즉퇴(不進則退)의 자세로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라! 그리하여 국해의원(國害議員)이 아니라 보수정당의 당당한 국회의원으로 변신하라!

지금 당장 그대들이 해야 할 일은 보수이념과 무관한 80대의 노회한 정치 꼰대 김종인의 전횡을 차단하고 퇴출하는 일이다. 4.15총선의 패배 책임자인 그의 뻔뻔한 재등장은 그나마 보수정당에 가졌던 작은 애정마저 식게 만든다. 오호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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