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76% “한학기 온라인 수업 원해” 투표 결과 불구 대면강의 개시
“일부교양 실기수업 전환하기도” 반발… 대학 “정부 방침대로 순차적 개강”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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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지역의 한 대학교 재학생들이 최근 대학 측이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된 대면 강의를 개시하기로 결정하자 반발하고 있다.

대면 강의 결정에 앞서 학생들이 참여한 투표 결과, 76%가 ‘한 학기 온라인 수업’으로 나타났음에도 대학 측이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지역 A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고 밝힌 B 씨는 지난 1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에 최근 대학 내부에서 일어난 일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B 씨는 “저희 학교는 실기 실습 과목은 5월 4일부터 대면 수업을, 이론과목은 사이버강의 무기한 연기를 실시하기로 공지를 냈다. 하지만 이것은 학생들이 원하는 방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 측은) 대면 강의에 대해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했고 투표 결과도 대부분이 반대한다고 나왔다. 하지만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대면 강의를 실행하려 하고 있다. 이것은 학생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B 씨가 공개한 글에는 투표 결과 관련 내용도 공개됐다. 총 33개 학과가 실시한 모바일 투표에는 총 6683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투표 결과는 △대면강의 5/4일(1032명, 15.4%) △5/4일에서 연기하여 대면강의(567명, 8.4%) △한 학기 온라인강의(5084명, 76.07%)로 집계됐다. 이번 학기를 모두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자는데 대다수의 학생들이 찬성한 것이다. B 씨는 “하지만 학교는 굳이 대면이 필요 없는 과목을 필수 대면 강의로 설정한 뒤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B 씨는 영어 관련 일부 교양 과목이 갑자기 실기수업으로 전환된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과목을 필수로 들어야 하는 모든 1학년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 대면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숙사를 이용해야 하는 학생들도 이 2시간짜리 교양 때문에 비싼 비용을 내며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면 강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면이 필요 없는 2시간짜리 교양을 듣기 위해 먼 곳에서 통학, 비싼 기숙사비를 부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설문 조사는 정책 결정에 참고를 하기 위한 참고 데이터용으로 실시됐던 것이다. 설문 결과대로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정부 방침대로 순차적으로 개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잉글리시 과목은 학생들이 소규모로 원어민과 함께 대화하면서 진행되는 수업이다. 출석수업이 불가피했던 과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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