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계약 마지막 시즌 맞는 LG 류중일·한화 한용덕 감독
KIA·롯데·삼성·키움…초보 감독 '새 리더십'에 건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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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57) 감독은 2017년 10월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12대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류중일 감독은 당시 취임식에서 "미래를 향한 개혁에 속도를 낸다면 머지않아 우승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류 감독의 3년 계약 마지막 해가 됐다. 류 감독이 우승의 문을 열기까지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류 감독은 LG 지휘봉을 잡은 첫해인 2018년 8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2년 차인 2019년에는 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올해도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지만 2년 연속 '가을야구'가 재계약 보증수표가 되리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기대치를 높인 것은 류 감독 본인이다.

류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LG가 팀을 2차례 플레이오프로 이끈 양상문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류 감독을 모셔온 것은 그 이상의 성적을 원했기 때문이다.

3년 총액 21억원의 당시 국내 감독 최고 대우에는 '우승 청부사'로서 류 감독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담겼다.

LG는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차우찬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정상급 1∼3선발이 류 감독의 대권 도전을 지원한다.

취약 포지션이던 2루는 베테랑 정근우 영입으로 메웠고, 정찬헌과 김지용 등 부상병들도 속속 복귀하면서 불펜진이 한층 탄탄해졌다.

4∼5선발이 다소 불안하고,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의 안착 여부가 관건이지만 LG는 류 감독과 함께 올 시즌 26년 만의 우승을 꿈꾼다.

류 감독과 마찬가지로 한용덕(55) 한화 이글스 감독도 올 시즌을 끝으로 3년 임기가 끝난다.

최소 한국시리즈 진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류 감독과 달리 한 감독의 재계약 문턱은 높지 않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기준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많은 전문가가 올 시즌 유력한 꼴찌 후보로 한화를 꼽는다. 지난해 9위 전력에서 두드러진 전력 보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감독이 부임 첫해인 2018년 한화(3위)를 무려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었을 때도 시즌 전 전망은 최하위가 우세했다.

한 감독은 2년 전 그때처럼 반란을 꿈꾼다.

지난해 토종 선발진이 무너져 고전했던 한화는 포수 지성준을 내주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려온 장시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각 자체 징계와 부상에서 돌아온 이용규, 하주석의 복귀도 팀 성적에 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한 감독은 기대한다.

초보 사령탑 4명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하위권에 허덕였던 롯데·삼성·KIA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던 키움 히어로즈까지 4개 구단이 사령탑을 교체했다.

KIA는 구단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인 맷 윌리엄스(55) 감독을 영입했다.

롯데는 키움의 타격 코치와 수석코치로 지도력을 인정받은 허문회(48)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삼성은 김한수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전력분석팀과 운영팀장 등 프런트 중책을 맡았던 허삼영(48)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키움은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던 장정석 감독과 재계약하는 대신 최고의 투수코치로 활약했던 손혁(47) 감독과 손을 잡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17년간 홈런 378개를 남긴 거포에 3루수로 5번이나 별들의 무대에 출전한 스타였다.

워싱턴 내셔널스를 지휘한 2014년엔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으로 뽑히는 등 선수와 지도자로 굵직한 이력을 빅리그에 새기고 올해 KBO리그에서 새로 출발한다.

KBO 리그에 진출한 역대 어느 감독·선수보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격의 없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청백전을 '양현종 감독'과 '임기영 감독' 팀의 경기로 치르는 등 이색 이벤트를 마련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이식할 메이저리그 DNA가 KIA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의 공백으로 시작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샘슨은 암 투병 중인 부친의 병세가 급격히 나빠져 지난달 28일 미국으로 급히 귀국했다.

2주 자가격리 기간을 포함해 최소 한달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서 자칫 시즌 농사가 결정될 수 있다.

데이터 야구에 능한 허삼영 삼성 감독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짜임새 있는 야구로 전력 극대화를 노린다. 이미 연습경기를 통해 가능성을 증명했다.

'천군만마' 오승환이 복귀하는 6월까지 중위권 싸움에서 멀어지지 않는다면 돌풍도 가능해 보인다.

손혁 키움 감독은 다른 초보 사령탑들과는 달리 우승 후보팀 지휘봉을 잡았다.

키움은 서건창-김하성-이정후-박병호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라인업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팀 타율 1위 팀이 바로 키움이다.

손 감독이 투수코치 출신으로서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올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러 가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시즌 내내 이어질 변수에 초보 사령탑들이 과연 얼마나 안정적으로 대처할지도 관심사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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