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6일 비대위 임기연장 시도… 원내대표 교체·자강론도 고개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4·15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한 미래통합당이 사분오열하는 자중지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총선이 끝난지 2주일 이상 지나며 이제 5월로 접어들었지만, 통합당은 참패 원인을 분석하기는커녕 당 재건과 수습에 나설 차기 지도체제조차 방향을 잃은 상태다.

통합당은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전환을 시도했지만, 상임전국위가 의결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며 결국 비대위 구성이 수포로 돌아갔다.

상임전국위에서 '8월31일 전당대회' 부칙을 삭제하지 못한 채 시한부 비대위 구성을 의결하자, 김종인 내정자가 이를 거부하며 당의 좌표 상실 표류 상태는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심재철 원내대표(당대표 권한대행) 등 현 지도부는 일단 오는 6일 상임전국위를 재소집할 방침이다. 정족수 미달로 실패한 '8월 전당대회' 당헌 삭제를 어떻게든 관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원내대표 교체와 자강론을 내세우며 비대위 무산 기류에 쐐기를 박으려 하는 모습이다. 기다렸다는 듯 거물급 인사들이 서로 견제에 나서고, 세력화한 청년 그룹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통합당은 총선 참패 2주 만에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낙선 지도부들이 자기들 연명책으로 억지로 시도한 김종인 비대위 체제"라며 "더는 외부 부패 전력자나 정치 기술자에 의존하지 말고 새 사람들이 모여 숙의해 올바른 당의 방향을 설정해달라"고 했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역시 페이스북에서 "우리를 구원해줄 구원투수나 영웅을 기다리지 말자"며 "어떤 과정을 거치든 기본적으로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홍 전 대표를 향해서도 "당이 가장 어려울 때, 당 지도부가 간절히 내민 손을 뿌리치고 당을 나가시지 않았느냐"며 견제구를 던졌다.

이 같은 혼란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당내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상황과 겹쳐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를 겪으면서 당이 이렇다 할 구심점을 잃은 채 표류한 것도 혼란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가 계속되는 이유는 당내 확실한 리더십이 없기 때문으로 사실상 야당이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며 "정상적으로 민주적인 당권을 만들어도 잘 작동이 안 되고 누군가 난동을 부려도 혼란을 정리할 사람이 없다"고 했다.

결국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4·15 총선까지 4연패를 당한 통합당의 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쇄신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2년 뒤 대선에서도 참패는 예견된 미래라는 지적이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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