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증시 급락…저점매수 나선 개인 투자자 늘어
해외주식 결제액 83%가 美주식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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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확산과 함께 사그라들었던 해외주식 직구 열풍이 지역에서 다시금 불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자 저점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주식에도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투자자 외화증권 결제금액(매수+매도액)이 665억 8000만 달러(약 81조원)로, 직전 분기 대비 68.2%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75.8% 늘어난 것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외화증권 중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274억 50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162.9%, 외화채권 결제금액은 391억 3000만 달러로 34.3% 급증했다.

개미들은 특히 미국으로 몰렸다.

1분기 미국 주식 결제금액은 229억 2000만 달러로, 전체 해외주식 결제액의 83%를 차지했다. 개미들이 가장 많이 몰린 종목은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였다. 1분기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결제금액은 14억 7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764.7% 폭증했다. 미국 테크 기업인 애플(11억 540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10억 68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고공 행진한 미국 증시가 최근 코로나 여파로 급락하자,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투자자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등 주요국들이 재정·통화 정책 등 적극적인 '돈 풀기'에 나서면서 공포 심리가 진정된 점도 한몫했다.

지역 한 증권사 직원 박 모(34) 씨는 "그동안 비싸서 매수를 꺼렸던 글로벌 우량 종목 가운데 주가가 많이 빠진 상품 위주로 투자를 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의 공격적인 부양책으로 최악의 순간은 지나갔다는 시각이 나오지만,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가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커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지역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연간 성장률을 -5.9%로 제시했다”며 "미국 2분기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 3~4분기 전망이 얼마나 비관적이냐에 따라 증시가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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