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부영 한서대학교 교수

금년 2월 10일은 기념비적인 날이다.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석권하였다. 특히 작품상은 외국어 영화로는 첫 번째로 오스카 역사까지 바꿔놓은 것이다.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에게 큰 감동을 안겨 주었다. 지금은 코로나19 ‘K-방역’으로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금년 상반기,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찬사를 받는 국가가 되고 있다.

한때 코로나 확진자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던 나라에서 ‘한국형 방역모델’이 세계적 표준이 되고 한국산 방역물품이 여러나라로 수출되고 있다. 진단키트는 이번 달에만 1억달러 넘게 수출되었고 수출국가도 106곳에 달한다. 남아공 등 6·25 참전 혈맹 국가에는 마스크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 하니 의미도 크다. 방역에서 보여준 우리의 개방적이고 민주적이며 창의적인 대응, 위대한 시민의식에 대해 전 세계가 감탄하고 있다. 스페인 등에서는 한국의 탄탄한 의료 인프라, 뛰어난 IT환경 등을 호평하면서 ‘K-팝, 드라마, 기생충’ 등과 연계하여 우리나라를 문화강국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필자가 세계 해양역사의 변천과정을 강의하다 보면 많은 학생들로부터 질문을 받는다. “아메리카는 왜 고작 수백 명의 스페인 군대에게 정복되었나”라고. 그도 그럴 것이 16C 아스텍 제국(멕시코), 잉카 제국(페루) 등은 인구가 많은 대국이었다. 그런데 대서양을 건너온 소수 스페인 군대의 공격을 받고 순식간에 멸망되었다. 근본적 원인은 그들과 함께 들어온 천연두, 홍역, 티푸스 등 유럽의 병원균에 있었다.

어려운 때일수록 공적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 해외 언론에서도 한국이 방역 모범국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었던 데에는 투철한 공직인과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질병관리본부와 정은경 본부장 등에 주목한다. ‘과학적인 근거와 전문성, 엄밀성을 기반으로 한 감염병 관리’가 정 본부장의 공직철학이다.

필자는 지난 달 양승조 충남 도지사를 뵌 적이 있다. ‘하마터면 정은경은 없을 뻔 했다’ 라는 언론 보도내용도 전하며 한국 공직의 힘을 언급하였다. 또한 필자가 도청 해양수산국장 시절 ‘어떻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는지’ 그리고 '해양수산 변방에서 전국의 중심으로 발돋움해 온 과정'도 말씀드렸다. ‘세계 미래학계 대부’ 짐 데이터 교수의 말대로 ‘미래는 예측 아닌 꿈꾸고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과 충청의 더 큰 도약과 미래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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