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문 대전시 트램도시광역본부장

2025년 전국 최초로 트램이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이 우리 곁에 온다.

트램은 노약자·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겐 불편 없는 이동수단으로, '노잼도시'라는 불명예스런 대전의 이미지를 볼거리 있고 재미있는 도시로, 매연으로 찌든 도시를 보다 쾌적한 도시로, 침체된 지역경제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단지 교통수단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삶과 대전의 미래를 바꿔 놓는 성장엔진이 될 것이다.

트램은 지상에서 정해진 궤도 위를 달린다. 궤도는 눈에 보이는 연속된 선으로 바라보는 이에게 정서적으로 확실함과 안정감을 준다. 또한 사람이 모이는 편의시설이 밀집한 도심을 누비면서 객차 안과 밖의 사람들 간, 혹은 사람과 풍경들 간의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감성을 제공한다. 트램(5량 1편성 기준)은 1인 승용차 170대, 시내버스 3대와 맞먹는 운송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현재 세계 150개 도시에서 운행 중이며, 우리시를 비롯한 전국 20개 도시에서 트램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트램은 철도산업 발전의 결과물이자 기술집약형 교통시설이다. 많은 승객을 태운 트램이 안전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궤도와 차량, 전기시설, 신호시스템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첨단기술과 관련 산업이 융합돼야 하며, 그 결과 집약형 철도산업을 구축하게 된다.

세계 철도산업의 시장 규모는 200조가 넘는다. 반면 우리나라의 철도산업은 100년 이상의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자동차·항공 등 유사 운송산업에 비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그동안 철도산업이 독점적 위치를 차지해오고 있었던 것도 그 원인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철도 관련 산업은 소규모 업체 비율이 높고 신기술·제품 개발이 취약한 산업으로 분류된다.

현실을 감안, 정부는 철도산업구조 개선을 위해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5년 단위로 철도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철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차량·부품·시스템 분야의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작지만 강한 철도 관련 업체를 육성해, 최고 기술보유국인 일본의 90%까지 기술수준을 높일 계획이다.

정부의 철도산업 육성정책에 안성맞춤인 도시가 대전이다. 경부선과 호남선이 교차하는 철도교통의 중심지이자, 지하철과 트램이 공존하는 도시철도의 박물관이다. 대한민국 기술연구의 총아인 대덕연구개발특구도 위치하고 있다.

얼마 전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도 통과됨에 따라 철도 관련 공공기관도 유치할 수 있게 되었다.

트램 도입을 기회로, 차량을 제작하고 각종 부품, 전기·신호시스템 등 철도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이 모이고 관련 공공기관이 자리 잡는다면, 우리시는 새로운 트램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트램산업 클러스터는 도시발전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꽃을 보려면 씨를 뿌려야 한다. 철도산업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트램이라는 씨앗을 정성을 다해 키워갈 것이다. 기회가 오지 않음을 탓하기보다 기회가 왔을 때 준비되어 있지 않음을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해 나갈 것이다. 도시의 풍경이 바뀌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우리 곁에 자리잡을 날도 이제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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