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 윤유진 명예기자
▲ 윤유진 명예기자

'내 딸, 딱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습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의 대사이다. 드라마의 작품성을 떠나 엄마와 보내는 평범한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하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 드라마다.

나는 성인이 되면서 엄마와 보내는 하루의 소중함을 점차 잊어갔다. 이런저런 핑계가 언젠가 후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난 안주했다. '아직 괜찮다고.' 하지만, 근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엄마와 함께 보내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이 드라마에서 딱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죽은 딸을 다시 보고 싶다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주인공 차유리가 다시 살아 돌아와 만난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갑작스러운 딸의 죽음으로 딸과 함께 보내는 평범한 하루를 이제는 보낼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하는 엄마에게 감정 이입이 됐기 때문이다. 또한, 나에겐 평범한 엄마와의 하루가 유리와 엄마에게 간절한 하루였기 때문이다. 예정된 죽음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래도 유리와 엄마가 함께 보낸 평범한 시간이 아름답고 좋았던 하루로 기억할 만한 시간이었기를 바랐다. 비록, 이제는 함께 평범한 시간을 보낼 수 없게 되더라도 그동안 함께 보낸 시간이 후회로 가득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모녀가 보낸 평범한 하루는 거창하지 않았다. 같이 마주 앉아 밥을 먹고, 대화하고, 가끔 엄마 품에서 잠드는 것이었다. 이런 평범한 하루가 하나둘씩 모여 아름답고 좋았던 시간이 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나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성인이 되면서 평범한 하루가 어느새 나에겐 어렵고 서툴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고 안주했던 내 마음을 다잡고 다시 노력해보기로 했다. 죽음 앞에 후회되는 일이 없진 않겠지만 적어도 엄마와 함께 보낸 평범한 하루가 후회로 가득하지 않고 아름답고 좋았기를 바라니까. 여전히 감정 표현이 서툰 나지만 엄마와 같이 밥을 먹고, 대화하고, 가끔 엄마 품에 잠들며 오늘도 나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하루를 엄마와 보내고 있다.

윤유진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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