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6.4%…외환위기 후 최대 하락
운송·도소매·숙박음식 등 서비스업 직격탄…中보단 충격 덜해

[충청투데이 조재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쇼크가 지표로 확인됐다.

소비와 수출 둔화 등으로 올 1분기 한국경제 성장률이 -1.4%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25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에서 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전년 같은 분기와 비교해 성장률은 1.3%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2009년 3분기(0.9%)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월부터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는데 1998년 외환위기 때와 버금가는 수준이다.

1분기 민간소비와 서비스는 전기 대비 모두 6.4% 감소했다. 감소율은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컸다.

소비자들의 외출이 줄면서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는 물론 승용차, 의류 등 재화 소비까지 모두 줄었다.

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정도다. 보통 분기별 변화폭은 그리 크지 않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체 실질 GDP를 3.1%p나 끌어내렸다.

소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코로나19 사태 속 비교적 선방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늘면서 0.2%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3% 늘었다.

정부소비도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9%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작년 4분기 증가율이 2.5%에 달해 올해 1분기엔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으나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예산을 조기 집행한데서 비롯됐다.

수출은 2% 줄어 코로나19 충격이 민간소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했다.

반도체 수출은 늘어났으나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수출이 감소했다.

생산 측면에서 1분기 경제를 살펴보면 서비스업이 2.0% 감소해 충격이 컸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2%) 이후 최대 감소율이다.

서비스업 중 운수업(-12.6%)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6.5%),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6.2%)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운송장비 및 1차 금속제품이 감소했으나 반도체 부문의 증가가 이를 상쇄해 전체적으론 1.8% 감소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6% 감소했다.

1분기 한국경제는 급속한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대 충격을 받았지만 발원지인 중국보다는 충격이 덜했다.

최근 중국이 발표한 경제 성장률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6.8%를 기록했다. 전기 대비로는 -9.8%를 나타냈다.

더 큰 문제는 2분기부터다. 지난 3월 이후 세계 각국으로 감염병이 확산하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더해질 충격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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