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 시장, 명품화사업 제동
“700억원 투자할 대상 아냐”
무대 보강 등 리모델링 검토 지시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으로 인해 자칫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던 천안흥타령춤축제가 기사회생한다.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시의 수장이 된 박상돈 시장이 올해 흥타령춤축제를 이전과 같이 삼거리공원에서 개최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전임 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이하 명품화사업)은 지하주차장 건설 계획이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등 사업의 대폭 축소에 따른 장기 표류가 예상된다.

박 시장은 21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주요 업무 현황 보고회’에서 명품화사업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천안삼거리공원은 천안의 상징이다. (흥타령춤축제가) 몇십 년 동안 내려왔던 건데 느닷없이 종합경기장 근처에서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삼거리공원은 주유소나 송전탑 빼고 하면 얼마 되지 않는다”며 “쌈지공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 곳에다가 700억 투자할 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겨우 지하주차장 400대 파킹 공간 만드는 데 엄청 투자하고 알 수 없는 조경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거리공원 정체성과 별로 깊지 않은 곳에 그런 식으로 조경해서 얼마나 시민의 휴식처가 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주 무대 뒤쪽에 잔디를 입혀서 기본적인 조경만 한다면 충분히 주민들 휴식공간으로 손색이 없다”며 “300억 이내로 예산 줄이고 하려고 하는 공원화 내용도 대폭 줄이는 것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오는 6월 착공 예정인 명품화사업의 보류를 지시했다.

사업 담당부서의 업무보고에서도 박 시장은 올해 흥타령축제가 종전과 같이 삼거리공원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노후화된 무대 시설을 보강하는 리모델링을 검토해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맹영호 명품문화공원조성추진단장은 “(명품화사업은) 제반 인허가 사항만 득한 후 앞으로 최소의 비용으로 주민들에게 최대한의 녹지공간을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명품화사업은 구본영 전 시장의 핵심공약 중 하나로 조경, 토목, 건축, 기반시설 등을 통해 천안삼거리공원을 재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비는 국비 17억, 도비 116억, 시비 541억 원 등 674억 원이다. 이 사업에 따라 올해 흥타령춤축제는 종합운동장 일원 시민체육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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