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윤성현 교수
허리 굽히면 증상 호전, 펴면 악화 양상
대표적 퇴행성 질환… 50대↑·여성 위험
올바른 자세·규칙적인 운동 등으로 예방

▲ 단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윤성현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듦에 따라 허리디스크와 함께 요추부의 대표적 질환이라 할 수 있는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퇴행성 질환 중 고령자의 거동을 불편하게 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50대 이상 환자들이 많다. 최근 여성에서 더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는 척추관협착증의 치료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윤성현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 척추관협착증은 어떤 질환인가

척추관협착증은 여러 원인으로 좁아진 척추관이 신경을 압박해 요통, 하지로의 방사통, 보행장애, 배뇨 및 배변장애 등 다양한 신경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된 증상은 요천추부(엉덩이보다 윗부분)에 통증이 나타나며 점차 증상이 심해지면 신경성 간헐적 파행이 나타난다. 이것은 척추관협착증의 특징적인 증상으로 걸을 때 주로 양측 하지의 통증, 저림, 근력저하를 호소한다. 쪼그려 앉으면 증상이 호전돼 걷다가 자주 쉬게 되는데 이로 인해 한 번에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지고 일상적인 활동이 지장 받게 되어 주로 병원을 찾게 된다.

◇ 척추관협착증과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은 증상이 어떻게 다른가

두 질환은 통증의 양상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점이 있다. 추간판탈출증은 급성 질환으로 20대에서 50대에 발생한다. 주로 한쪽 다리로 발생하는 방사통이 주된 증상이며 근력저하 및 감각이상이 흔히 나타난다. 허리를 굽히면(굴곡) 증상이 심화되고 펴주면(신전) 호전된다. 반면에 척추관협착증은 만성 질환으로 50대에서 70대에 주로 발생하고 양쪽 하지 증상이 흔하며 보행장애가 나타난다. 허리를 굽히면 증상이 호전되고 펴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간혹 신경성 간헐적 파행이 주증상이였던 환자에서 갑작스런 하지 방사통이 발생한 경우는 척추관협착증에 추간판탈출증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높다.

◇ 적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이 신경 압박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취하는 구부정한 자세는 척추의 시상 정렬에 변화를 줘 척추 기립근의 위축과 허리가 굽는 척추 후만을 유발한다. 이는 척추골절 및 척추관협착증 악화 등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추간판탈출증과 동반되면 하지 근력저하나 대소변 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 진단을 받으면 모두 수술받아야 하나

척추관협착증은 심각한 신경마비가 드물고 기능적 소실이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통증의 완화와 기능의 향상을 목표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보존적 치료로 급성기에는 침상 안정을 권장하나 1주 이상의 침상 안정은 피해야 한다. 급성 통증이 사라지면 가능한 빨리 보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소염제, 진통제, 항경련제 등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악화되거나 수술이 불가한 경우 여러 방법을 통해 경막 외 부신피질 호르몬 주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 급성기 통증 시 단기간의 보조기 착용을 고려할 수 있으며 물리치료, 척추 기립근 및 복근 강화 운동을 병행한다.

◇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시기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 적응증으로는 지속적인 하지 동통이 환자의 삶의 질에 장애가 될 경우다. 최소 2~3개월 여러 가지 보존적 치료에 실패했을 경우나 비교적 급격히 진행되는 신경장애나 대소변 장애가 발생한 경우, CT 혹은 MRI 소견이 환자의 증상과 부합할 경우 등이다. 대부분 고령 환자가 수술적 치료를 하는 데 있어 내과적 기저질환이나 나이로 인한 수술 후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거부하거나 불가능한 환자가 종종 있다. 최근에는 최소침습적 척추 수술로 내시경 및 여러 기구를 이용한 감압술 및 유합술, 경피적 후방 나사못 고정술 등이 나왔다. 이러한 수술법은 여러 연구에서 좋은 결과로 보고되고 있다.

◇ 일상 속에서 척추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대부분 고령으로 약물치료나 주사치료에 의존해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무분별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치료에 있어서도 일상생활에서의 환자의 역할이 간과되는 것이 현실이다. 구부정한 자세 또는 쪼그려 앉거나 바닥에 앉는 생활습관을 바꾸고 허리 근력운동 및 복근 운동을 통해 근육에 의한 요추 지지도를 높이는 것이 치료에 근본적인 도움이 된다.

평균수명 증가로 고령화 사회가 되어 감에 따라 고령 인구의 사회적인 역할 또한 증대되고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이러한 고령 인구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윤성현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은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 부분 진행해 치료의 예후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평상시 올바른 자세 및 생활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 등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증상 발생 시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노년에 충분히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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