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복림 청주시 흥덕구 환경위생과 위생팀장

어느 순간부터 음식점을 가면 벽 쪽으로 앉으려는 나를 발견하면서 속으로 한참 웃었다. 앉아서 식사하다 보면 시간이 길어질 경우 허리가 굽어지고 몸의 피로가 느껴져 벽에 기대야 편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식탁을 놓는 음식점이 부쩍 늘고 있어 굳이 벽 쪽을 찾지 않아도 돼 무척 좋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장례식장 접객실, 교회, 사찰 등도 입석으로 시설을 교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오랫동안 좌식문화를 해온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아직은 좌식문화가 더 편한지 의자에 앉더라도 두 다리를 의자 위로 올려 개고 앉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두고 '엉덩이의 귀소성'이라고 한다. 이는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된 좌식문화의 습속이라고 생각한다.

입식문화란 의자를 사용하거나 서 있는 문화, 좌식문화란 방바닥에 주로 앉는 문화를 말하는데 한국은 원래 입식문화였으나 고려~조선 때부터 좌식으로 전환됐고 일본은 고대부터 좌식문화가 발달했고 중국은 입식문화가 발달했다고 한다.

좌식문화는 중국 북쪽 지역, 일본, 우리나라 등 추운 지방에서 온돌 바닥이 달궈지면 추운 몸을 녹이려고 방바닥에 직접 앉는 것을 선호하다 보니 입식에서 좌식으로 바뀐 것으로 생각된다. 더디게 진행되던 우리나라의 입식문화는 1980년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응접세트와 식탁세트, 침대가 거실, 안방, 주방으로 침투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좌식문화는 나쁘고 입식문화는 좋은 것인가.

좌식문화로 가부좌(양반다리)를 많이 한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여자는 무릎 꿇은 자세를 오랫동안 지속하다 보니 오다리의 경향이 심하고, 입식문화로 의자를 자주 사용한 중국인과 기후가 따뜻하기 때문에 온돌이 필요가 없고 의자에 의지하는 동남아 지역 사람들은 무릎의 인대들이 지나치게 수축하는 경향이 있어서 무릎 앞쪽 인대들이 짧아지기 때문에 무릎이 뒤쪽으로 밀려 나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이것 또한 사람 무릎에 안 좋다고 한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계속 의자에 앉아만 있는 것도, 바닥에 앉아 있는 것도 사람 몸에 좋지 않기 때문에 적당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

근래 들어 사람들이 좌식문화에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청주시가 일반음식점 입식 테이블 교체 지원 사업을 추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올해 전국 최초로 음식점 입식테이블 설치 지원 사업을 전면 확대했는데 신청 대상은 관내에서 6개월 이상 영업 중인 일반음식점 중 입식테이블 2조, 의자 8석 이상 설치 예정 업소로, 업소당 최대 50만 원을 지원한다.

음식점의 입식 테이블 교체 사업은 소비자와 식당 직원들에게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청주시의 입식테이블 설치 지원 사업으로 영업자, 시민 모두의 만족도가 높아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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