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초등학교 1~3학년이 마지막으로 온라인 개학을 들어갔다. 전국에 초·중·고학생 540만명이 교실밖에서 원격으로 사이버수업을 진행 중이다. 유치원 과정을 마치고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신입생들은 학교는 가보지도 못하고 컴퓨터와 대면 입학을 한 셈이다. 들뜬 마음으로 입학을 기다렸던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 마음도 무겁기만 하다. 특히 온라인 개학으로 맞벌이 부부, 조손가정, 다문화가정은 좌불안석이다. 저학년 초등생들은 돌봐주지 않고는 수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초등 저학년은 출석 체크 댓글부터 학습 진행 전반을 옆에서 챙겨야만 한다. 어린 자녀 혼자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보니 집집마다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수업보조를 나서는 실정이다. 맞벌이로 주위에 도와줄 사람이 없는 학생은 누군가 휴가를 낼 수밖에 없다. 제시되는 과제 등 챙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학부모 개학’,‘부모 숙제’라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온라인 개학은 코로나 확산을 우려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초유의 수업방식이고 준비 기간이 짧다 보니 시행착오 또한 예견된 일이다. 학년별 수준에 맞는 온라인 수업 다양화로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 아쉽다. 돌출된 문제점은 즉각 개선하려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경험하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수업방식에 학부모 걱정이 크다. 맞벌이 학부모를 위한 긴급 돌봄교실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원격수업이 자칫 공교육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계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불가항력적 국가 재난으로 전국의 초·중·고교가 원격수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장했지만 다음 달 초엔 등교수업도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그동안 반복된 접속장애 등 시스템 운영 문제는 아직도 불완전하다는 지적이다. 혼란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원격수업이 되도록 준비와 관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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