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책은 사회를 비추는 작은 거울이다. 과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실이 책에 담겨 있다. 책은 사실만 전해주지 않는다. 내 삶을 향상시킬 다양한 지식을 체득케 한다. 무거운 각오는 필요치 않다. 첫 장을 넘길 의지면 충분하다. 책에 담긴 다양한 내용을 즐기자. 더 나은 나를 위해 책을 펴자.

▲ 타인의 해석.  김영사 제공
▲ 타인의 해석. 김영사 제공

◆말콤 글래드웰‘타인의 해석’

말콤 글래드웰이 김영사에서 ‘타인의 해석’을 출간했다.

우리는 낯선 사람이 정직하다고 가정한다.

표정이나 행동, 말투를 통해 그를 알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가 속한 세계를 보지 않는다.

오직 당신의 느낌과 판단에만 집중한다.

이 같은 전략은 타인을 오해하기 쉽다.

갈등은 뒤따를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우리가 범하는 오류와 그로 인한 비극적 결말을 보여준다.

실제로 경찰은 때때로 무고한 사람을 체포한다.

판사는 죄 지은 사람을 석방한다. 믿었던 외교관은 타국에 기밀을 팔고, 촉망받던 펀드매니저는 투자자에게 사기를 친다.

피해가 커진 정도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잘못된 판단은 제2차 세계대전까지 일으켰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로 타인과 상호작용할 때 저지르는 오류를 조목조목 짚는다.

이어 그 이유를 찾아내고,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말콤 글래드웰이 책을 쓴 계기도 흥미롭다. 2015년 백인 남자 경찰관이 샌드라 블랜드라는 흑인 여성의 차를 멈춰 세웠다.

경찰은 차선 변경 깜빡이를 켜지 않았다며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가 담뱃불을 붙였고, 감정은 고조됐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경찰차 계기반 위에 설치된 비디오카메라에 녹화됐다.

영상은 경찰이 샌드라 블랜드를 차 밖으로 끌어내는 장면에서 끝났다.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수백만 회를 기록했다.

그로부터 사흘 뒤 샌드라 블랜드는 유치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저자는 “이 비극의 시작은 낯선 이와 얘기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 말한다. 이어 “최악의 결과는 아니더라도 타인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의 사례는 무수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매일 타인을 만나고 그를 판단한다. 당신도 타인을 파악하는 데 서툴다면?

‘타인의 해석’이 정답이다.

전체 472쪽, 정가 1만 8500원이다.

 

▲ 선물주는 산타의 주식투자 시크릿.  비즈니스북스 제공
▲ 선물주는 산타의 주식투자 시크릿. 비즈니스북스 제공

◆선물주는산타‘선물주는산타의 주식투자 시크릿’

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은 사상 최악의 폭락장을 맞았다.

10년 만에 코스피 1500선이 붕괴됐고, 환율은 최고점을 경신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연일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이같이 예측 불가능한 증시에서 수만 명의 투자자들이 찾는 재야 고수가 있다.

바로 ‘선물주는산타’다.

‘선물주는산타’는 블로그에 자신이 투자한 종목을 공개하고 자료를 공유해 왔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적을 따랐다.

지켜보기만 한 이도 다수다.

그동안 그는 8000만원의 종잣돈을 100억원으로 키웠다.

고작 8년 만이다.

이러한 그가 비즈니스북스에서 ‘선물주는산타의 주식투자 시크릿’을 출간했다.

저자는 스스로 세운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책은 저자의 주식투자 절대 원칙을 담았다.

저자는 중심을 잡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을 인수한다는 마음으로 투자하라’, ‘차트와 재무제표에 매달리지 마라’, ‘가치평가가 아닌 비즈니스 평가를 하라’, ‘종목 선정에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등이다.

저자의 원칙을 체득한다면 눈앞의 작은 이익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큰 그림을 그리는 동시에 돈이 따라오는 투자를 행할 수 있다.

책은 초보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경험이 많은 투자자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이 가득하다.

책을 통해 여유로운 가치투자의 혜택을 누려보자.

전체 276쪽, 정가 1만 6000원이다.

 

▲ 한국불교사.  푸른역사 제공
▲ 한국불교사. 푸른역사 제공

◆정병삼 ‘한국 불교사’

정병삼 교수가 푸른역사에서 ‘한국 불교사’를 출간했다. 일반적으로 ‘통사(通史)’는 쉬이 출간되지 않는다.

유구하고도 다양한 흐름을 한 줄로 꿰어내는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한 개인이 전 시대를 통틀어 정치·사회·문화를 조망하기는 버겁다.

더구나 최근 학문 경향은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주제를 다룬다. 통사가 최근 출간되지 않는 이유다.

불교사도 마찬가지다.

김영태 선생의 ‘한국불교사개설’의 마지막 판이 나온 것이 1987년이다. 이후 특정 시대·주제를 다룬 불교사 관련 책은 나왔다.

그러나 한국 불교사 전반을 이해할 ‘불교통사’는 접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정병삼 교수의 ‘한국 불교사’는 더욱 가치가 높다.

책은 시대와 분야를 포괄하는 불교사를 다뤘다. 이는 오로지 지은이이기에 가능했던 저술이다.

지난해 정년을 맞은 정 교수는 그간 신라 불교 연구부터 조선시대 승려들의 문집 전반을 검토했다. 고려 고승들의 비문과 고려대장경판의 정리 작업을 맡기도 했던 불교 전문 역사학자다.

사료 분석과 현장 경험, 학계의 연구를 취합할 수 있는 학문적 역량이 뒷받침됐기에 이 책은 그만큼 믿음직하다.

책은 수준이 매우 높다. 특히 시대를 꿰고 사상·정치·문화를 아우른 서술이 일품이다.

1부 ‘삼국시대-불교의 수용’에서 8부 ‘현대 한국 불교-산업사회시대 불교의 지향’까지 시대를 나눴다. 불교와 왕실, 정치적·사회적 역할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예컨대 백제 무령왕이 겸익을 인도에 보내 계율학을 배워오도록 한 일(71쪽), 신라 법흥왕과 진흥왕이 일시적으로 출가하는 사신(捨身)을 행한 일 등 웬만한 한국사 마니아라도 접하기 힘든 사실이 실렸다.

책은 입체적이기도 하다. 사상과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불교사를 다뤘다.원효의 일심사상과 화쟁의 원리를 풀어주는가 하면 자장을 언급하며 대종적 접근도 보인다.

‘사찰계는 17세기의 8건이 확인되는데 18세기에는 40건으로 늘어났다…불량계는…18세기에 전국적으로 확대돼 사원 유지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599쪽) 등 경제사적 접근도 놓치지 않는다.

불상, 괘불, 탱화 등 불화를 포함한 불교문화는 말할 것도 없다.

‘한국 불교사’는 우리 세대 다시 보기 어려운 역작이다.

전체 740쪽, 정가 3만 8000원이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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