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끊김·접속지연 발생…실습 많은 특성화고 제약↑
맹학교 다자간 음성통화 수업…집중력 저하 등 해결책 필요

▲ 1, 2학년 학급 수업 점검으로 분주한 대전생명과학고 원격수업 지원 상황실의 모습.  사진=서유빈 수습기자
▲ 1, 2학년 학급 수업 점검으로 분주한 대전생명과학고 원격수업 지원 상황실의 모습. 사진=서유빈 수습기자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염색약은 아래쪽으로 칠하고, 5cm 간격으로 맞게 잘라줘야 합니다.”

온라인 2차 개학날인 16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구 대전생활과학고 2-9반 학생 20명의 새 학기는 노트북으로 시작했다. 이날은 헤어미용 과목으로 모발의 특성과 헤어컬러링 수업이 이뤄지는 날로 아이들의 손에는 염색빗·염색약이 아닌 마우스가 쥐어져 있었다. 수업은 화상회의 서비스 리모트미팅을 활용한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위두랑을 이용한 과제형을 병행해 진행됐다.

각 교실에는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도록 티비를 사용했다. 교사들은 노트북을 이용해 수업자료를 체크했으며 스마트폰으로는 화면 공유가 잘 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책상 한켠에는 드라이기·염색약·볼 등의 실습재료들과 완성품과 만일의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까지 놓여있었다.

같은 시간 제과 수업이 이뤄지는 2-7반 교실엔 빵 냄새보단 선생님의 목소리가 교실을 채웠다. 이날 실습은 마들렌을 만드는 과정으로 미리 찍은 완성영상과 PPT 자료가 활용됐다. 학생들은 채팅창을 이용해 선생님·친구들과 소통하고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마이크를 통해 대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일부 수업에선 화면이 재생이 느리거나 끊어지는 현상이 있었지만 대체로 원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특성화고의 경우 일반고와 달리 실습 등이 많아 원격 수업에 따른 제약이나 어려움이 많아 보였다.

2시간짜리의 실습 영상을 직접 보여줘야 하고 이를 5분 이내 영상으로 줄이고 자막을 입히는 등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준비 시간은 배로 걸린다.

교사들은 현장실습과 비교해 피드백에 어려움이 있지만, 영상을 통해 반복학습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이희우 교사는 “1시간 50분짜리 실습을 5분 이내 영상으로 편집해야 하고 일반 수업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준비는 힘들지만 새로운 교수학습이라 생각하면서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대전맹학교도 영어수업이 한창이었다. 실시간 화면으로 진행하는 것과 달리 1-1반 5명의 학생은 스마트폰 ‘다자간 음성통화’로 수업이 이뤄졌다. 이곳은 저시력·점맹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한 음성통화 기능이 주로 사용되며 최대 30명까지 동시 수업을 할 수 있다.

교사는 노트북에 수업준비·자료를 띄우며 휴대폰을 켠 채 목소리로만 학생들에게 대명사·명사·분사 등의 개념을 설명했다.

수업 중간중간 원어민 교사가 예시를 읽어주거나 뽑기를 통해 흥미를 유발하며 수업을 이어가기도 했다. 다만 학생 스스로 온라인 수업 개념이 생소하기 때문에 집중력 저하와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해 보였다.

문성준 대전맹학교 교감은 “시각장애 학생들은 들어오는 자극이 ‘귀’ 하나여서 집중력과 자료로는 한계를 느낀다”며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학부모들이 스마트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어 교사가 직접 세팅을 하러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역내 일부 학교에서는 470여명의 학생들이 오전에 동시 접속하면서 5분가량 지연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접속에 어려움을 겪자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전화 문의 등이 쏟아지기도 했다. 온라인 학습이 자리는 잡아가고 있지만, 아직 개선 돼야 할 과제는 여전한 상황이었다.

한편 설동호 대전교육감과 교육국장 등 8명으로 구성된 시교육청 온라인 개학 점검단은 오전에 대전생활과학고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대전맹학교와 대전외국어고를 방문해 원격수업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