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80석 확보’ 국회 5분의3… 1987년 이후 단일정당 최초
패스트트랙 단독 처리도 가능… 文 정부 정책 가속도 전망
통합 ‘103석’ 개헌 저지선 그쳐… 황교안 “참패 책임지고 사퇴”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파란 물결이 전국을 휩쓸면서 공룡급 거대 여당이 탄생했다.

반면 보수 통합으로 승부수를 던졌던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로 고개를 숙이면서 21대 국회에선 완전한 여대야소 구도가 짜여졌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28년 만에 최고치인 66.2%의 투표율을 기록한 4·15 총선은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마무리됐다.

민주당은 지역구 163석에 비례대표 17석을 더해 180석을 기록했다. 1987년 개헌 이후 단일 정당이 180석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0년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이 제1·2 야당인 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과의 합당을 통해 전체 299석의 72.9%인 218석을 차지한 적이 있지만 직접 선거는 아니었다.

여기에 열린민주당이 확보한 비례대표 3석도 민주당으로 합쳐질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은 전체 의석 300석 중 5분의 3을 넘기는 183석의 공룡 여당이 되면서 무소불위의 의회권력을 부여받았다.

거대 여당 탄생으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회 5분의 3을 확보하면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해 사실상 개정 국회법인 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6일 총선 결과에 대해 “선거 결과를 보면 선거 승리의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목소리에선 총선 승리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반면 통합당은 역대급 참패로 지도부 전면 교체가 불가피해 졌다.

통합당은 지역구 84석과 함께 비례대표 19석을 확보하면서 총 103석을 얻는데 그쳤다.

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생환한 홍준표 전 대표 등 4명이 복당한다고 해도 총 107석으로,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넘기는데 만족해야 한다.

황교안 대표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개표가 진행 중인 15일 11시 40분경 기자회견을 열고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통합당 총선을 이끈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도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것은 인정한다.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솔직히 아쉽지만, 꼭 필요한 만큼이라도 표를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정부 여당을 견제할 작은 힘이나마 남겨주셨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경기 고양갑에 출마한 심상정 의원의 당선으로 얻은 지역구 한 석에 비례대표 5석을 더해 총 6석을 차지했다.

지역구 후보 없이 비례대표로 승부를 건 국민의당은 6.7%를, 열린민주당은 5.4%를 각각 기록하면서 각 3석의 비례대표 의석에 만족해야 한다.

20대 국회 3당인 민생당은 지역구 몰패와 함께 정당투표에서도 3%를 넘지 못하면서 원외정당으로 전락했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기대를 걸었던 소수 정당들도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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