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바칼로레아 시험장 = 연합뉴스

지난 주 중3, 고3 온라인 개학을 했지만 이런저런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고1, 고2 때 나름 탄탄한 학력을 쌓아온 학생이라면 조금 불편한 환경이지만 그런대로 입시준비를 계속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취약점이 있어 고3에 이르러 집중 지도와 배려가 필요하다면 적지 않은 난관이 가로놓인 셈이다. IT기술 발달로 첨단 프로그램의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 해도 집중도나 이해력 그리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 지도하는 데는 원천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간헐적으로 제기되어온 9월 새학기제 도입도 이번에 다소 힘을 얻는가 싶었는데 대통령의 언급으로 또다시 수면 아래 잠복하였다. 수능시험을 일정기간 연기하는 것으로 3월부터 지금까지 두 달 가까이 계속되는 후유증이 해소될지 모르겠다.

코로나 19가 여전히 위협적인 가운데 우리나라는 총선을 무사히 치러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많은 나라들이 대선, 총선을 연기하는가 하면 프랑스에서는 대학입학 자격시험 바칼로레아를 올해는 치르지 않기로 이미 발표하였다. 대신 과제며 다른 평가방법을 도입한다지만 논술 위주의 바칼로레아를 대체할 효과적인 측정수단이 무엇인지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1808년 나폴레옹 치하에 시작되어 2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이 제도는 지금까지 다소간의 변화와 수정을 거쳐 왔지만 기본 골격은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필수로 치르는 논술 및 철학시험은 매년 그 주제가 프랑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상당분량 논술을 작성해야 하는 만큼 평소 독서와 사고, 글쓰기와 의사소통에서 일정 수준에 올라야 답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대입제도 개혁을 거론할 때마다 바칼로레아 방식 도입 주장이 나오지만 그러려면 지금의 중, 고교 학습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하는데 교사 재교육이 선행되어야 하고 또 그에 앞서 교사양성 과정의 대학교육까지 일대 혁신이 전제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허다하다.

이제 코로나 19 이후 사회 각 분야가 당면할 개혁 아젠다에 대학입시제도 개혁이 우선적으로 포함되었으면 한다. 이번 기회에 느리더라도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져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으면서 난마와 같이 얽힌 교육현안을 풀어가는 단초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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