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부터 의석 늘었지만 캐스팅보트 역할 잇속 못챙겨
충청기반 정치인 양당 흩어져 이번 총선 결과가 미래 향방계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정치적 입지를 키워가고 있는 충청권이 이번 21대 총선을 계기로 다시한번 도약할 수 있을지, 향후 정치 지형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18대 국회에서 24석을 유지해 오던 충청권 의석수는 19대 총선에서 세종시 출범으로 25석이 되면서 한 석이 늘어났다. 이어 20대 총선에서도 대전이 6석에서 7석으로, 충남이 10석에서 11석으로 각각 한 석씩 늘어나면서 충청권 전체적으로는 2석이 늘어난 27석으로 확대됐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세종시가 갑·을 선거구로 분구되면서 충청권 의석은 총 28석이 됐다.

하지만 중앙 정치권에서의 충청권의 입김은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견해다.

매번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결국 표심을 양분해 주면서 속된 말로 ‘잇속’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충청지역 기반 정당에게 표심을 몰아주기는 했지만, 지난 20대 총선 이후에는 지역정당 마저 자취를 감춘 상태다.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는 충청권 28석 중 김종필 전 총재가 창당한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 소속이 24석을 차지해 몰표에 가까운 지역 민심을 보였다.

이후 새천년민주당-자민련의 ‘공동여당’이 구성된 16대 총선에도 자민련이 충청권 전체 의석 24석 중 가장 많은 11석을 차지했고 새천년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8석과 4석을 가져갔다.

세종으로의 행정수도 이전이 걸려있던 17대 국회에서는 24석 중 열린우리당 19석, 한나라당 1석, 자민련 4석 등으로 실리를 추구하는 민심이 뚜렷이 드러났다.

18대 총선에서는 2008년 ‘충청 정당’으로서 명맥을 이은 당시 자유선진당이 탄생하면서 다시 한번 지역 정당 표심 자극에 나서면서 충청권 24석 중 절반이 넘는 14석이 선진당에게 주어졌다. 나머지는 통합민주당 8석, 한나라당 1석, 무소속 1석 등이다.

충청지역 기반 정당이 몰락하고 거대 양당 시대의 포문을 연 19대 국회에서는 충청권 25석 중 새누리당 12석, 민주통합당 10석, 자유선진당 3석으로 다시금 ‘균형추’를 맞췄다.

이후 충청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 모두 진보와 보수를 표방하는 거대 양당으로 흩어지면서 사실상 지역색은 찾아보기는 어려워졌다.

국내 정치구도가 지역구도에서 세대구도로의 변화가 이뤄지면서 거대 양당 대결구도가 본격화된 20대 국회에서는 충청권 27석 중 새누리당 14석, 더불어민주당 12석, 무소속(이해찬) 1석 등 ‘황금비율’을 보이기도 했다.

충청 지역 유권자는 특정 정당의 이념에 사로잡혀 있지 않으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선거때마다 유동적인 투표 행태를 보여온 것이다.

예전처럼 영남과 호남 사이에 끼인 충청도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구호가 설득력을 얻기 어려운 시대적 흐름속에 충청권 보수정당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역구도’에서 ‘세대구도’로 변화된 이번 4·15총선에서 나타난 충청의 표심이 미래를 위한 정치의 향방계로서 정체성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여진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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