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월훈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오늘은 국민안전의 날이다. 이번으로 6회째를 맞는 올해는 코로나19가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개월이 다 되어가지만, 우리나라를 제외하곤 여전히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확산기로에 있고 언제 끝날지 앞날을 예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6년 전 오늘은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이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이다. 우리의 가슴에는 꽃을 피우지도 못한 채 떠난 304개의 꽃송이들이 아직도 아픈 상처로 남아있다. 정부는 이날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제정해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고 안전의 중요성을 전 국민과 함께 되새기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슬픔과 상처, 분노, 안타까움, 부끄러움 등으로 남은 세월호 사고는 큰 충격이었던 반면 또 다른 한편으론 안전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특히 국민안전의 날을 정한 것은 물론, 안전을 총괄하는 장관급의 부처가 새롭게 탄생했고 재난과 관련된 법령의 개편을 통해 재난대응체계와 매뉴얼도 대대적으로 정비되는 등 제도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렇다면 6년이 지나 코로나라는 새로운 재난상황을 맞은 요즈음, 여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현재의 모습은 어떠한가.

상황이 끝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현재로선 다른 국가들에 비해 코로나의 확산세가 현저히 낮은 점만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중에서도 우리 대전은 확진자가 39명으로 전국에서도 방역에 매우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여기에는 ‘02년 사스, 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향상된 체계적인 방역시스템과 우수한 의료진과 의료기술이 큰 몫을 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태를 통해 업그레이드되고 체계화된 재난대응시스템은 이 같은 우수한 능력을 재난현장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발휘하게끔 해 주고 있다.

방역당국의 투명한 관리, 코로나 대응지침의 준수와 함께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사명감 하나로 현장에 뛰어드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이웃들의 다양한 도움의 손길 등 많은 외신들이 전하는 코로나를 대하는 우리들의 현재 모습은 세월호 이후 성숙한 시민의식의 변화라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도 여전히 보인다. 무엇보다 2차례에 걸친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도 일부의 계속되는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집합 활동이나 자가격리 의무를 다하지 않고 몰래 외출하는 등의 행동들은 코로나 재확산 우려를 여전히 키우고 있다.

재난의 최대의 적은 안전불감증이다. 다시 한번 시민들의 수준 높은 안전의식이 발휘되어야 할 시점이다.

또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동안 쌓아놓은 안전에 대한 경험과 매뉴얼을 착실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대전시는 각종 재난에 대비해 시민들의 안전의식 함양을 위해 다양한 시책들을 펼쳐왔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찾아가는 시민안전교실 등 대시민 안전문화 활동을 계속해서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방역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고 보완하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 요즈음이다. 늘 위기는 새로운 기회와 변화를 낳는다.

세월호 사태를 통해 마련된 국민안전의 날을 맞이 하면서 이번 코로나 사태가 대한민국과 대전시의 안전과 관련된 제도와 환경이 더한층 향상됨은 물론, 일상의 소확행을 다함께 만끽하는 날이 하루속히 찾아오길 두 손 모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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